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델인 GPT-5를 시험하면서 느낀 공포감을 공개적으로 털어놨다.
그는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통제되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감시할 감독 체계도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30일(현지시각) 테크레이다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최근 팟캐스트 '디스 패스트 위켄드'에 출연한 자리에서 GPT-5 테스트 당시의 심경을 전하며 “GPT-5는 매우 빠르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테스트 중 자신조차 불안함을 느꼈다며 “이 모델을 보면서 맨해튼 프로젝트가 떠올랐다”고 밝혔다. 맨해튼 프로젝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핵무기를 비밀리에 개발한 군사 프로젝트로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위험한 기술을 만들어낸 사례로 꼽힌다.
올트먼의 발언은 그만큼 GPT-5의 잠재적 위력과 통제 불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 “AI를 감시할 어른이 없다”…규제 부실 지적
올트먼 CEO는 현행 AI 규제 체계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이 방에는 어른이 없다”고 말했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른 데 반해 이를 감시하고 통제할 제도나 체계는 사실상 부재하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우리가 집단적으로 AI가 시키는 대로 살아가기로 결정하는 데는 뭔가 불쾌하고 위험한 감정이 있다”고도 밝혔다.
테크레이다는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제품 홍보라기보다는 스릴러 소설에 가까운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특히 기술을 개발한 당사자가 “무섭다”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통제 불가능하다고 묘사하는 점은 “오히려 오픈AI가 무책임하거나 무능하게 보일 수 있다”고 전했다.
◇ 기술력 높지만 책임은 불투명…“권력은 누구에게”
GPT-5는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며 전작인 GPT-4를 능가하는 성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올트먼 CEO의 이례적인 발언으로 인해 GPT-5가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 사회적, 정치적 책임 논쟁의 중심에 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테크레이다는 “더 빠르고 똑똑하며 직관적인 다음 세대 AI에 더 많은 책임과 권한이 부여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설령 과장이라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두려움을 조장하는 기업이 AI 권한을 어떻게 행사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올트먼 CEO는 그동안 AI가 “매우 잘못될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하면서도 상업적 출시를 계속해 왔다. GPT-5는 향후 챗GPT 같은 서비스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차세대 핵심 엔진으로 기술 이상의 ‘힘’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