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트럼프 행정부, '8월 1일 관세' 강행…세계 통상, 격랑 속으로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트럼프 행정부, '8월 1일 관세' 강행…세계 통상, 격랑 속으로

한국, '조선업 협력' 카드 제시하며 막판 총력전
캐나다·멕시코 등 동맹도 예외 없어…인도·브라질엔 이미 '관세' 통보
대만 관계자들이 8월 1일 마감일 이전에 무역 협정을 성사시키기 위해 워싱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대만 관계자들이 8월 1일 마감일 이전에 무역 협정을 성사시키기 위해 워싱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교역국들을 향한 고율 관세 부과 시한을 8월 1일로 다시 한번 못 박으면서 세계 통상 전선에 또다시 거대한 파고가 몰아치고 있다고 폭스 뉴스가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 멕시코, 대만 등 핵심 동맹과 이웃 나라들이 무역 협정 타결에 실패하면 대규모 관세를 피할 수 없게 되면서, 각국의 막판 협상에도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8월 1일 시한은 8월 1일 시한이다. 이 시한은 확고하며, 연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미국을 위한 위대한 날이 될 것!"이라고 덧붙여 협상의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 이웃도 동맹도 ‘관세 압박’ 예외 없다


미국의 가장 가까운 이웃인 캐나다와 멕시코도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협상이 무산되면 3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금요일 "우리는 캐나다와는 별다른 운이 없었다. 캐나다는 그냥 관세를 내게 될 나라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협상을 비관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에 카니 총리는 "협상이 긴장 국면에 이르렀다"고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오직 캐나다에 이롭고 올바른 협정에만 서명할 것"이라며 원칙을 지켰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자료를 보면 캐나다는 2024년 기준 4127억 달러(약 576조1704억 원)어치를 미국에 수출한 3대 수입국이다.

멕시코는 30%의 관세 위협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에게도 경고 서한을 보냈으나, 양측은 협상 내용과 관련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멕시코는 2024년 5060억 달러(약 706조4266억 원)로 미국의 최대 수입국이다.

◇ 韓·대만·中, 저마다 다른 해법 찾기


아시아의 주요 동반자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은 8월 1일까지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25%의 상호 관세를 물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7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런 생각을 전했다. 이에 맞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앞세운 고위급 대표단이 워싱턴으로 급히 건너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과 막판 조율에 나섰다.

이미 2025년에 들어선 미국의 관세 조치 탓에 한국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반도체, 철강 분야의 피해가 쌓였고, 특히 자동차 업계는 미국 내 생산량 감소 등 직접 타격이 우려되는 가운데 한국 대표단은 이 어려움을 풀기 위해 포괄적이며 서로 이익이 되는 협력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한화그룹 등이 인수한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중심으로 한 조선업 분야 투자와 협력 방안이 중요한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조선업 협력 카드는 두 나라 사이의 통상 마찰을 해소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두 나라가 동맹이자 경제적으로 깊이 얽혀있어 막판 타결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관세 부과 시한이 임박해 마지막까지 치열한 조율이 이어질 전망이다.

대만은 32%의 관세율을 눈앞에 두고 막판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대만 대표단은 시한 전에 협상을 타결하려고 워싱턴에 머물고 있다. 대만 내각은 성명을 내고 "국익 수호, 산업 이익 보호, 국민 건강 보장, 식량 안보 확보라는 네 가지 목표를 이루기를 희망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반면 중국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8월 12일을 마감 시한으로 받아 시간을 벌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중국과의 협상이 "매우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이야기하기 전까지 아무것도 합의한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러트닉 상무장관은 중국의 시한이 더 연장될 수 있다고 말해 앞으로의 협상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와 브라질과는 사실상 협상의 문을 닫았다. 그는 인도를 향해 8월 1일부터 25%의 전면 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그 이유로 "인도의 관세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터무니없이 높고, 어떤 나라보다도 가장 까다로운 비관세 장벽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또 "모두가 우크라이나에서 살상을 멈추기를 바라는데, 인도는 군사 장비 대부분을 러시아에서 사들였고 중국과 함께 러시아의 최대 에너지 구매국"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브라질은 50%라는 엄청난 관세율을 통보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브라질 사법 당국의 기소를 "마녀사냥"이라 부르며 이를 높은 관세율의 배경으로 꼽았다. 룰라 정부가 특정 산업에 대한 관세 면제를 요청했지만, 시한 안에 협상을 타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