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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콜피오 탱커스, 미국 '탱커 안보 프로그램' 합류…12년 장기 운송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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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콜피오 탱커스, 미국 '탱커 안보 프로그램' 합류…12년 장기 운송 계약

2분기 '깜짝 실적' 발표와 함께 공개…시장 예상 뛰어넘어
변동성 큰 해운 시황 속 안정적 수익원 확보…사업 다변화 '청신호'
에마누엘레 라우로 스콜피오 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스콜피오 탱커스는 최근 미국 정부의 '탱커 안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12년 장기 운송 계약을 발표했다. 사진=에네티이미지 확대보기
에마누엘레 라우로 스콜피오 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스콜피오 탱커스는 최근 미국 정부의 '탱커 안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12년 장기 운송 계약을 발표했다. 사진=에네티
정유제품 운반선 분야의 강자인 스콜피오 탱커스가 미국 정부가 주관하는 '탱커 안보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참여한다고 트레이드윈즈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스콜피오 탱커스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제3자 합작투자를 통해 MR(중형) 탱커 1척에 대한 12년 장기 나용선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 계약에 따라 제3자 합작사는 해당 선박을 미국 국적으로 재등록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계약 선박은 5만 DWT(재화중량톤수)급 'STI 보스포러스'호(2017년 건조)다. 이 선박은 MR 등급의 대표적인 제품 운반선으로, 여러 화물과 노선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장점을 지녔다. 이번 계약은 선박 운항과 유지보수를 전적으로 빌리는 쪽이 책임지는 나용선 방식이어서, 스콜피오 탱커스는 운영 위험을 줄이면서 장기간 안정된 수익을 확보할 기반을 다졌다.

하루 용선료는 1만 3150달러(약 1827만 원)로, 정기용선 환산 요율(TCE)로는 2만 1000달러(약 2918만 원)에 이른다. 장기 계약으로는 경쟁력 있는 금액으로 평가된다. 계약은 오는 2025년 8월부터 시작하며, 선박의 선령이 20년이 되는 2037년까지 유효하다. 다만 미국 국방수권법에 따라 해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조건을 포함해 안정성을 다지면서도 유연성을 확보했다.
◇ 국가 비상사태 대비…민간 선박 활용하는 美 정부

미국의 탱커 안보 프로그램(TSP)은 국가 안보와 비상사태에 대비해 정부가 민간 상업용 탱커를 확보하는 핵심 제도다. 평시에는 상업 운항을 하다가 유사시 군수 물자와 연료를 수송하는 전략 자산으로 활용하며, 참여 선사는 정부에서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는다. STI 보스포러스호가 이 프로그램에 포함되면서 스콜피오 탱커스는 미국의 전략 자산 운용에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특히 이번 장기 계약 소식은 스콜피오 탱커스가 시장 분석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알려져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스콜피오 탱커스의 2분기 순이익은 7350만 달러(약 1021억 원), 조정 순이익은 6780만 달러(약 942억 원)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성과는 에너지 가격 변동, 지정학적 위험, 중국의 수요 회복 지연 등 변동성 심한 세계 해운 시황 속에서 거둔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 불확실성 시대의 돌파구…안정적 수익·사업 다변화 꾀해

이번 계약은 스콜피오 탱커스가 사업 구성을 다양하게 만들고, 불확실한 시황에 맞서 매출 안정을 꾀하는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받는다. 스콜피오 그룹의 에마누엘레 라우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계약은 회사의 정부 사업 진출을 넓히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례는 민간의 역량을 활용해 국가 안보에 이바지하는 민관 협력의 성공 모델로서, 앞으로 비슷한 협력이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