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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시트리움, 32조 신규 수주 목표…FPSO·친환경 사업 '쌍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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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시트리움, 32조 신규 수주 목표…FPSO·친환경 사업 '쌍끌이'

올 상반기 순이익 4배 급증…매출 총이익률 2배 뛰어
수주잔고 186억 달러 탄탄…재생에너지 비중 34%로 확대
크리스 옹 시트리움 최고경영자(CEO). 시트리움은 올 상반기 순이익 4배 급증 등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23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사업 수주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진=시트리움이미지 확대보기
크리스 옹 시트리움 최고경영자(CEO). 시트리움은 올 상반기 순이익 4배 급증 등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23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사업 수주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진=시트리움
싱가포르의 대표 해양·조선 및 재생에너지 기업 시트리움(Seatrium)이 탄탄한 실적을 발판 삼아 300억 싱가포르 달러(약 32조 원)가 넘는 대규모 단기 사업 수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업스트림 온라인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해상풍력 등 여러 유망 분야에서 영업력을 집중해 시장 지배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시트리움의 크리스 옹(Chris Ong) 최고경영자는 "앞으로 6개월 안에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고객 관계를 다지고 변화하는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옹 최고경영자는 올 상반기 시장을 진단하며 "무역 갈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탓에 투자가 늦춰지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석유·가스 분야는 여전히 활발하고 아시아와 유럽을 중심으로 해상풍력의 추진력도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8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8% 이상을 목표로, 운영의 내실을 다지고 재무 원칙을 지키며 고객과 협력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 순이익 4배 '껑충'…본격적인 실적 호전
이 같은 공격적인 목표의 배경에는 가파른 실적 개선이 자리한다. 시트리움의 2025년 상반기 순이익은 1억 4400만 싱가포르 달러(약 1546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00만 달러(약 38억 원)에 비해 4배 뛰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0억 싱가포르 달러(약 4조 2951억 원)에서 54억 달러(약 5조 7984억 원)로 34% 늘었고, 그룹의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역시 3억 1100만 달러(약 3339억 원)에서 4억 700만 달러(약 4369억 원)로 높아졌다.

수익성을 보여주는 매출 총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3.7%에서 올해 상반기 7.4%로 두 배 올랐다. 마진이 높은 사업 비중을 늘리고 비용을 줄이며 자산 활용도를 높인 덕분이다. 특히 석유·가스 사업 부문 매출이 지난해보다 26% 늘어난 36억 싱가포르 달러(약 3조 8653억 원)를 기록해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 주력 사업 '굳건히', 신사업 영토 '확대'

전통 주력 사업을 다지는 동시에 신사업 영토 확장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회사의 핵심 성장 동력은 엑손모빌(ExxonMobil), 셸(Shell), BP, 페트로브라스(Petrobras) 같은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들과 맺은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 건조와 통합 사업이다. 현재 브라질 페트로브라스의 P-78을 비롯해 P-80, P-82, P-83 FPSO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모덱(Modec)의 히아이아(Raia) FPSO 상부 구조물 제작과 가이아나 해상 FPSO 모듈 통합 작업도 순조롭다.

신사업 분야에서는 올 상반기 세계 최초의 상업용 대규모 일괄 계약 방식의 탄소 포집·저장(CCS) 설비 개조를 마쳤고, 일본 해상풍력 시장에 쓰일 중량물 운반선과 FSRU(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 2척의 개조 계약도 따냈다. 상선 수리와 개조 사업 역시 꾸준한 수익 기반이다.

6월 말 기준 순수주잔고 186억 싱가포르 달러(약 19조 9711억 원) 가운데 34%인 63억 달러(약 6조 7644억 원)를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기술 분야에서 확보했다. 재무 상태도 튼튼하다. 총부채는 24억 싱가포르 달러(약 2조 5769억 원) 수준이며 부채 비용은 지난해 말 4.9%에서 4.4%로 떨어졌다. 35억 싱가포르 달러(약 3조 7579억 원)가 넘는 현금과 미사용 여신을 확보해 앞으로 성장 투자에 나설 여력도 갖췄다.

시트리움은 케펠 오프쇼어 앤 마린과 셈코프 마린의 합병을 통해 2023년 공식 출범했다. 싱가포르 국립대에서 전기전자공학을 공부한 크리스 옹 최고경영자가 취임해 통합 작업을 이끌고 있다. 시트리움은 FPSO와 해상 구조물 통합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