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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아마존, AI 클라우드 경쟁서 MS·구글에 '추격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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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아마존, AI 클라우드 경쟁서 MS·구글에 '추격 허용'

2분기 성장률 17.5%...경쟁사 MS(39%)·구글(32%)에 크게 못 미쳐
CEO "아직 초기 단계" 장기전 자신...시장은 'AI 후발주자' 우려
클라우드 시장 1위 아마존이 2분기 17.5% 성장에 그친 반면,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각각 39%, 3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 클라우드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클라우드 시장 1위 아마존이 2분기 17.5% 성장에 그친 반면,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각각 39%, 3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 클라우드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클라우드 시장의 절대 강자 아마존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의 주도권을 두고 벌이는 경쟁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에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가 지난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아마존이 기대에 못 미친 2분기 클라우드 사업 성장률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락해 시장의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아마존 웹 서비스(AWS)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7.5% 늘어난 308억 7000만 달러(42조 9000억 원)를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MS 애저(39%)와 구글 클라우드(32%)가 이룬 높은 성장률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에 처음으로 애저 매출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최근 12달 동안의 연간 매출이 750억 달러(약 104조 2275억 원)를 넘고 성장률은 34%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러한 성장세는 연간 약 1170억 달러(약 162조 5949억 원) 규모인 AWS를 크게 앞지르는 수준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아마존 주가는 8.3% 급락한 214.75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러한 성장률 차이는 아마존이 생성형 AI에 필수적인 클라우드 작업량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기존의 우려에 다시 불을 지폈다. 딜런 카든과 아르준 바티아 윌리엄 블레어 애널리스트는 "MS 애저와 구글 클라우드의 눈에 띄는 성장 가속으로 기대치가 한껏 높아진 터라, 다소 실망스러운 AWS의 성장률이 이번 아마존의 분기 실적을 설명한다"고 분석했다. 그들은 "AWS의 성장이 빨라진 것은 사실이나, 경쟁사들에 비하면 그 속도가 훨씬 더디다"고 지적했다.

◇ 앤디 재시 CEO "AI는 장기전... 비용 우위로 승부"
AWS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자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그는 2분기 실적 발표 기자회견에서 나온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브라이언 노왁 모건 스탠리 애널리스트가 "월가에서는 AWS가 생성형 AI에서 뒤처져 시장 점유율을 잃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재시 최고경영자는 "생성형 AI는 아직 매우 초기 단계"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AI 모델을 훈련하고 생성형 AI 앱을 상용화하는 방안을 찾는 단계"라며 "길게 보면 비용 효율성과 기존 고객 데이터 및 설비와의 연동성이 중요해질 것이며, 이는 아마존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클라우드 시장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MS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와의 강력한 동맹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구글 클라우드는 신생 기업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한때 시장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던 오라클마저 AI 신생 기업들과 잇달아 계약하며 다시금 입지를 다지고 있다.

물론 아마존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픈AI의 경쟁사로 꼽히는 앤스로픽에 80억 달러(약 11조 1176억 원)를 투자했고, AI 연산 비용을 줄이려고 자체 맞춤형 반도체도 개발하고 있다. 또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를 AI 모델에 쉽게 접목하도록 돕는 '베드록' 플랫폼을 내놓으며 대응하고 있다.

◇ 시장 "가시적 성과 보여달라"...점유율 격차 축소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이러한 노력이 실질적인 성장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스콧 데빗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는 "AI 분야의 후발주자라는 인식이 번지면서 AWS의 중기 성장률과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당분간 주가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회사의 장기적인 기회가 사라진 것은 아니며, 우리의 투자 논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 시너지 리서치 그룹의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클라우드 기반시설 시장 점유율은 아마존이 30%로 여전히 1위를 지켰지만 MS(20%)와 구글(13%)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2년 전 33%에 이르렀던 점유율이 조금 떨어진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1~2%포인트 점유율을 높이며 20%대에 자리를 잡았고 구글 역시 13%대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다.

브래드 에릭슨 RBC 캐피털 마켓 애널리스트는 "이번 실적은 아마존에 드문 좌절이었으며, 투자자 신뢰를 되찾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시 최고경영자는 하반기 성장 가속화에 대한 확답을 피하면서도 "분기마다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데이터 센터 확충을 위해 2분기에만 314억 달러(약 43조 6365억 원)를 썼고, 연말까지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에 아마존은 AI 기반시설 확대와 자체 기술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주도권 되찾기에 나선 모습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