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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한화-맷슨, 필라델피아서 '알로하급' 건조…美 조선업 재건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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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한화-맷슨, 필라델피아서 '알로하급' 건조…美 조선업 재건 협력

LNG 이중연료·23노트 고속 운항…하와이-괌-美 본토 핵심 항로 투입
22년간 이어진 파트너십…'K-조선' 기술력으로 美 시장 공략 가속
알로하급 컨테이너선 '대니얼 K. 이노우에'호가 연안을 항해하고 있다. 사진=맷슨이미지 확대보기
알로하급 컨테이너선 '대니얼 K. 이노우에'호가 연안을 항해하고 있다. 사진=맷슨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 조선소가 태평양 선사 맷슨(Matson)의 차세대 주력 컨테이너선 건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미국 조선업 재건의 핵심 협력사로 자리매김했다.

8일(현지시각) 괌데일리포스트에 따르면 한화 필리 조선소(HPSI)는 이날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맷슨의 신규 '알로하급(Aloha Class)' 컨테이너선 3척 중 첫 번째 선박 건조 착수 기념식을 열었다. 이번 사업은 '한미 민간 협력'의 뜻을 다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 조선소는 한국의 선진 조선 기술과 생산 역량을 이식해 미국 조선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날 행사는 420톤 무게의 선박 첫 기관실 블록을 드라이독에 앉히며 공식적인 선체 조립의 시작을 알렸다. 양사 경영진은 전통에 따라 선박의 안전과 행운을 비는 '행운의 동전'을 안치하는 행사를 가졌다. 행사에는 맷슨의 잭 설리번 선박 운영·엔지니어링 담당 선임 부사장과 아치볼드 모건 신조·해양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이, 한화 필리 조선소에서는 데이비드 김 최고경영자(CEO)와 존 본드 프로젝트 디렉터가 참석해 양사의 굳건한 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

맷슨의 맷 콕스 회장 겸 CEO는 "이 새로운 선박들은 맷슨이 지난 22년간 필리 조선소와 함께 건조한 최신 존스법 적용 선박"이라며 "숙련된 미국 노동자 1,500명의 고용을 지원하고 미국 선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맷슨은 이번 신규 선박 도입으로 존스법이 적용되는 미국 국내선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 서비스의 안전과 효율성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한다.
◇ LNG연료·23노트 고속…친환경 고효율 선박

이번에 건조하는 알로하급 선박은 길이 854피트(약 260m)에 3,600 TEU(20피트 표준 컨테이너)의 화물 적재 능력을 갖춘다. 특히 23노트(시속 약 43km)가 넘는 빠른 속도로 운항하도록 설계해, 신속하고 믿을 수 있는 운송 서비스를 자랑하는 맷슨의 명성을 이어갈 핵심 자산이 될 전망이다. 또한, 연료 효율을 극대화한 선체와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하는 이중연료 엔진을 실어 한층 강해진 환경 규제에도 대응한다.

총 3척의 신규 선박은 2027년과 2028년에 차례로 인도되어 기존에 하와이, 괌, 중국-롱비치 익스프레스(CLX) 노선에 투입되던 낡은 선박 3척을 대체한다. 1882년 설립된 맷슨은 선박에 하와이식 이름을 붙여온 전통에 따라, 새 선박 이름을 '마쿠아(Makua, 부모·조상)', '말라마(Malama)', '마케나(Makena)'로 지을 예정이다.

◇ 22년의 신뢰…한화, 美 조선업 재건 이끈다

한화 필리 조선소의 데이비드 김 CEO는 "오늘 행사는 훌륭한 선박 한 척의 시작을 넘어, 맷슨과의 지속적인 협력 관계와 미국 조선업에 대한 공동의 헌신을 상징한다"며, "세 차례에 걸친 선박 건조를 맡겨준 맷슨의 신뢰에 최고의 품질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과거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존스법 선박 4척과 2018년, 2019년에 알로하급 선박 2척을 맷슨에 성공리에 건네준 경험은 양사의 오랜 신뢰 관계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이번 사업의 굳건한 밑바탕이 됐다.

양사의 협력은 친환경·고효율 선박 기술을 미국 현지에 이식한다는 점에서 뜻이 깊다. 나아가 괌과 하와이, 미주-아시아(CLX) 노선 물류 기반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