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베트남서 매출 2,042억·영업익 90% 급등, 베트남에서는 웃었지만…아시아 극장 전부 팔아야 할 위기, 코로나19 후폭풍 속 아시아 3개국 극장 사업 구조조정 불가피

◇ 재무 부담 속 ‘드래그어롱’ 행사 움직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미래에셋증권은 CJ CGV의 해외법인 지주회사인 CGI홀딩스 지분 17.6%를 보유하고 있다. 양측은 최근 CJ CGV 측에 지분 전량을 제3자에게 매각하거나, CJ CGV가 이를 전부 사들이라는 요구를 전달했다. 이를 위해 ‘드래그어롱 권리’(Drag Along Right·공동매각청구권) 행사도 검토 중이다.
MBK·미래 컨소시엄은 2019년 CGI홀딩스 지분 28.6%를 약 3336억 원에 사들였으며, 2023년 6월까지 홍콩 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상장은 무산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CJ CGV가 채권 발행으로 자금 조달을 시도했지만, 투자자 모집에 실패하면서 재무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대규모 자금 확보가 쉽지 않아 매각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베트남, 창사 이래 최대 실적
CJ CGV는 2011년 베트남 1위 체인 ‘메가스타’ 지분 80%를 7360만 달러(약 1020억 원)에 인수하며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꾸준한 확장을 통해 현재 83개 극장, 478개 스크린, 약 45%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베트남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CJ CGV 베트남의 2024년 매출은 3조 8,400억 동(약 2042억 원)으로 전년보다 12.1% 늘었다. 영업이익은 4876억 동(약 259억 원)으로 89%나 뛰어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매출은 10억 5000만 동(약 5500만 원)을 웃돈다.
성장 요인으로는 베트남 영화 ‘마이(Mai)’, ‘플립 페이스 7(Flip Face 7)’ 등 자체 투자작 흥행,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안정적인 배급, 임차료와 인건비 절감이 꼽힌다. 업계에서는 “베트남이 CJ CGV 해외 사업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고 성장세를 보이는 시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한국 시장 매출은 1.9% 줄었고, 중국은 경기 침체 영향으로 22% 이상 감소했다. 다만 중국에서는 애니메이션 ‘네자 2’ 흥행으로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5% 증가했다.
◇ 대규모 구조조정 신호탄 될 수도
코로나19 이후 CJ CGV는 국내외에서 적자 극장 폐점, 인력 조정, 신규 투자 중단 등 강도 높은 비용 절감을 진행해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베트남 같은 일부 지역에서 실적이 반등했지만, 국내·중국 시장 부진과 금융 비용 증가로 현금 흐름이 계속 압박받고 있다”며 “아시아 극장 매각은 선택이 아닌 불가피한 조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