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소비자들이 경기 둔화 우려와 여전히 높은 물가 탓에 외식 대신 집밥을 택하면서 레스토랑 업계가 매출 부진을 호소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아이홉과 애플비스를 보유한 다인브랜즈, 스윗그린, 웬디스, 데니스 등 주요 외식 브랜드들은 최근 잇따라 실적 발표에서 소비자들의 지출 감소를 지적했다.
치폴레 멕시칸 그릴도 지난달 올해 두 번째로 매출 성장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시장조사업체 서카나에 따르면 올 1~3월 미국인들이 외식한 횟수는 전년 동기보다 10억 끼나 줄었다.
◇ 저소득층 방문객 급감…가성비 경쟁 치열
이런 흐름 속에 타코벨의 ‘럭스 크레이빙 박스’, 맥도날드의 5달러(약 6600원) 세트 등 저가 세트 메뉴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 블랙박스 인텔리전스는 올 들어 미국 외식업계 전반의 방문객 수가 전년 대비 1% 감소했고 패스트푸드 업종은 2분기 2.3% 줄었다고 밝혔다.
◇ 외식 물가 상승률, 집밥보다 높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6월까지 1년간 외식 물가는 3.8% 올라 2.4%를 기록한 집밥보다 상승 폭이 컸다. 미국 농무부는 향후에도 외식 물가가 더 빠르게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미국 소비자들은 집밥에 1조1000억 달러(약 1454조 원), 외식에 1조5000억 달러(약 1983조 원)를 지출했다.
서카나의 식품서비스 담당 고문 샐리 라이언스 와이어트는 “소비자들이 외식보다 집밥을 선호하는 추세는 올해 안에 반전되기 어렵다”며 “소비자들이 외식 지출에 더 편안함을 느끼게 하려면 많은 변수가 동시에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레이놀즈 랩·헤프티 제품을 생산하는 레이놀즈 컨슈머 프로덕츠는 가정 내 조리 수요 증가에 맞춰 제품 유통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콧 허킨스 레이놀즈 CEO는 “인구 구조 변화와 외식 비용 상승 때문에 집밥을 간편하게 즐기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