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30cm 비행 '탈라이' 드론, 지면 효과로 레이더망 무력화
5세대 전투기 '카안', 국산 엔진으로 완전한 기술 자립 추구
5세대 전투기 '카안', 국산 엔진으로 완전한 기술 자립 추구

최근 튀르키예를 포함한 신흥 무기 생산국들이 미국 주도 서방의 기술 우위에 도전하며 방산 시장 지형을 바꾸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공개된 탈라이는 냉전 시절 소비에트 연방이 서방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지면효과익선(WIG) '카스피해의 괴물'의 현대적 부활로도 해석된다.
◇ '카스피해의 괴물' 부활시킨 해면 밀착 스텔스 드론
탈라이는 앙카라에 있는 방산업체 솔리드 에어로(Solid Aero)가 개발했다. 이 드론의 핵심 기술은 비행체가 수면에 가까워질 때 형성되는 공기 쿠션으로 양력을 키우는 '지면 효과(WIG)'다. 탈라이는 이 원리를 이용해 해수면 30cm라는 경이적인 초저고도로 비행하며 기존 해군 레이더 시스템의 탐지를 피한다.
솔리드 에어로는 "생산 준비가 끝난 동종 최초의 무기"라며 "저고도 비행 드론의 스텔스 기능과 지면 효과 비행체의 공기역학적 효율성을 합쳐 해상 타격과 정찰 플랫폼의 새로운 장을 연다"고 설명했다.
탈라이는 날개 길이 3m, 동체 길이 2.8m의 소형 기체지만 강력한 성능을 갖췄다. 접이식 날개를 채택해 신속한 배치가 가능하며, 낮은 레이더 반사 면적(RCS)과 스텔스에 중점을 둔 설계로 적에게 발각되지 않고 정밀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작전 능력 또한 뛰어나다. 최대 30kg의 무장과 장비를 실을 수 있어 소형 대함 미사일이나 첨단 정찰 장비 탑재가 가능하다. 전기 엔진과 리튬폴리머 배터리로 움직이며, 최대 3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다. 최대 이륙 중량은 60kg이고 작전반경은 200km에 이른다. 주야간 임무 수행에 제약이 없다.
특히 모델 기반 및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차세대 비행 제어 장치를 통해 일반 공격, 함정의 취약한 상부를 노리는 탑 어택, 항만 공격 같은 다양한 임무를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어 해상과 연안 작전에서 핵심 자산이 될 전망이다.
◇ 독자 엔진으로 날아오를 5세대 전투기 '카안'
튀르키예의 독자 국방 기술 개발은 무인기 시스템을 넘어 차세대 유인 전투기 분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튀르키예가 자체 개발하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카안(KAAN)' 개발이 그 중심에 있다.
카안은 쌍발 엔진을 탑재한 전천후 공중우위 및 다목적 전투기로, 마하 1.8의 속도, 스텔스 설계, 첨단 AESA 레이더, 인공지능(AI) 통합 시스템, 정밀 타격 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6년 첫 비행을 거쳐 2028년부터 튀르키예 공군에 본격 공급하며, 2030년대까지 누적 100여 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특히 2032년부터는 기존 미국산 엔진을 대체할 국산 엔진 'TF-35000'을 전면 탑재할 방침이다. 이 엔진은 재연소 장치 없이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슈퍼크루즈(Supercruise)' 능력까지 염두에 두고 개발하는 만큼, 완전한 기술 자립을 향한 튀르키예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미 인도네시아가 48대 구매 계약을 맺었고,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해상 저고도 스텔스 드론 '탈라이'와 5세대 전투기 '카안' 개발은 미국·러시아·중국 등 기존 강대국과는 다른 독자 기술과 전략으로 국방 자립을 이루려는 튀르키예의 국가적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