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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美와 조선·핵추진 잠수함 협력 본격화…중국 견제 속 ‘균형 외교’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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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美와 조선·핵추진 잠수함 협력 본격화…중국 견제 속 ‘균형 외교’ 시험대

이재명 대통령, 트럼프와 3500억 달러 투자 세부 합의…핵추진 잠수함 건조권도 확보
한화·HD현대·삼성重 등 美 조선 재건 동참…中, 한화오션 제재 해제 여부 ‘외교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11월 4일 서울 국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명 대통령이 11월 4일 서울 국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주 APEC 회의를 주최하면서 중국, 미국과 우호 정상회담을 가졌던 한국은 이제 중국과의 관계 회복 균형을 맞추면서 미국 내 조선 투자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에 직면해 있다고 4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이재명 대통령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모두 엄청난 성공으로 묘사했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경주시에서 열린 APEC 회의에 앞서 만났는데, 그곳에서 7월 말에 합의한 무역 협정의 세부 사항을 확정하는 것이 최우선 의제였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를 평화주의자로 칭송하고 그에게 복제품 황금 왕관을 선물한 뒤 이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의 어조를 되풀이하면서 "위대하고 아름다운 거래"라고 말한 것을 발표했다.
한국은 이번 협정이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대가로 한국이 합의한 3500억 달러(약 490조 원) 투자 조건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혼란에 빠진 관계에 명확성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협정 조건에 따라 한국은 연간 200억 달러를 제한하는 2000억 달러의 현금 할부금을 제공하고 나머지 1500억 달러(약 210조 원)는 조선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다. 트럼프는 또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허가 요청을 승인했다.

한국은 주요 조선 국가이며 미국 부문을 되살리는 것이 트럼프의 핵심 우선순위였다.

백악관은 한국의 투자 계획에 대한 세부 사항을 설명하는 팩트 시트를 발표했다. 한국의 HD 현대는 조선소와 노동자에 대한 투자를 통해 "미국 조선 산업의 역량을 현대화하고 확장"하기 위한 50억 달러 규모의 프로그램에 대해 케르베로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와 파트너십을 맺을 예정이다.

또한 삼성중공업과 비고마린그룹은 해군 함정 정비, 수리 및 정밀 검사(MRO) 및 조선소 자동화에 대한 협력에 합의했으며, 한화오션은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 조선소의 운영 강화에 50억 달러를 할당하기로 합의했다.

한화는 해군 시스템 개발 확대를 위해 2024년 조선소를 1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이 대통령은 역사적으로 문제가 있는 미국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구현하기 위해 민간 기업과 협력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크리스토프 고댕 국민대학교 정치학 교수는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조선 산업은 여전히 한국에서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조선 산업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 투자자, 심지어 공공 투자자들이 어떻게 투자를 미국으로 전환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고댕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트럼프의 이야기에 부합하기 때문에 서류상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미국의 조선 인프라는 극도로 구식이며 이제 모든 것을 처음부터 건설해야 한다"며 "이러한 투자는 수년 동안 수익성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한국과 워싱턴 간의 조선 협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중국은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개에 대해 제재를 시행했으며, 이들이 미국을 지원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와 시 주석이 한국 부산에서 만난 후 백악관은 중국 조선업을 겨냥한 중국의 활동에 대한 미국의 조사에 대응해 중국이 시행한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한화에 적용된 조치를 철회할지 여부와 시기를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위성락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주말 경주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한화에 대한 제재 문제는 미·중 대통령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면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재계에서는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선의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중국에 제재 해제를 촉구하고 있다.

최근 핵추진 잠수함 개발의 형태로 미국과의 노골적인 친밀감을 보여주는 것도 중국과의 새로운 외교적 긴장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관계학 부교수인 다니엘 코놀리는 말했다.

코놀리는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본질적으로 한국의 국방 자율성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어떻게 판매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미국 동맹을 강화하는지 아닌지의 문제다. 그것이 앞으로 나아갈 큰 질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대규모 미국 조선 투자는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제기한다. 미국과의 협력 강화는 중국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조선업의 현실적 어려움도 지적한다. 미국은 수십 년간 조선업이 쇠퇴하면서 인프라와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

한 조선 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은 정치적 결정이지 경제적 논리는 아니다"라며 "미국 조선업을 재건하려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도 양날의 검이다. 한국의 국방력 강화에는 도움이 되지만, 중국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한반도의 군사력 증강, 특히 미국과의 협력을 통한 증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선택이 불가피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화오션에 대한 중국의 제재 유지도 부담이다. 중국이 제재를 해제하지 않으면 한화의 미국 조선소 투자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업계는 한국 정부가 실리를 챙기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섬세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