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 “수입 금에 관세 부과 안 한다”…시장 불확실성 해소에 가격 급락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 “수입 금에 관세 부과 안 한다”…시장 불확실성 해소에 가격 급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 사진=트루스소셜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 사진=트루스소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위스산 금괴를 포함한 금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모습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이 1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지난주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이 금 수입에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알린 내용을 공식 부인하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의 이같은 발표로 불과 며칠 전 사상 최고가를 찍었던 금 가격은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2.5% 하락한 온스당 3404.70달러(약 471만9000원)에 마감했다. 현물 금 가격도 1.2% 떨어진 온스당 3358.33달러(약 464만9000원)를 기록했다.

◇ 스위스·글로벌 금 시장 ‘패닉’에서 진정세로

이번 혼란은 지난달 31일 CBP가 스위스 정련소에 1kg·100온스짜리 주조 금괴를 수입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 발표한 대스위스 39%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는 서한을 보내면서 시작됐다. 이 금괴들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대표적인 투자·산업용 금으로 스위스를 포함한 어떤 국가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더라도 해당국에 부과되는 기존 관세율이 적용될 예정이었다.

세계 금 생산량의 약 70%를 정련하는 스위스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런던 현물가와 뉴욕 선물가의 가격 차가 100달러(약 13만9000원) 이상 벌어지는 등 시장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일부 아시아 정련소는 미국행 금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 금은 ‘상품’ 아닌 ‘금융자산’…관세 논란 파장


금괴는 전통적으로 실물 상품보다 금융자산의 성격이 강해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CBP의 이번 통보는 미국이 처음으로 금에 관세를 매기려 한 사례였으며 지난 4월 백악관이 금을 광범위한 무역 조치에서 제외한다고 밝힌 입장을 뒤집는 것이어서 충격을 더했다. 스위스 귀금속협회는 “관세 부과는 국제 금 실물 거래 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미국의 통상정책이 금융·원자재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JP모건체이스 매니징디렉터 출신의 로버트 고틀리브는 “정부가 물리적 형태만 보고 이 제품이 ‘금’이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시장 구조와 자산 특성을 무시한 결정이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투자자들의 관심은 12일 발표될 예정인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4일로 발표가 예정된 생산자물가지수(PPI)로 옮겨가고 있다.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다음달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돼 금 가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