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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1c D램에 업계 첫 EUV 6단계 공정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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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1c D램에 업계 첫 EUV 6단계 공정 적용

HBM 기술 우위로 삼성과 격차 확대…차세대 AI 메모리 주도권 확보 총력
2026년 '하이-NA EUV' 선제 도입…D램 미세화 한계 돌파 준비
SK하이닉스는 1c D램에 업계 최초로 6단계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하고, 2026년 차세대 '하이-NA EUV' 장비까지 선제적으로 도입해 HBM 등 AI 메모리 시장의 기술 주도권을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사진=X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는 1c D램에 업계 최초로 6단계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하고, 2026년 차세대 '하이-NA EUV' 장비까지 선제적으로 도입해 HBM 등 AI 메모리 시장의 기술 주도권을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사진=X
SK하이닉스가 차세대 D램 기술 경쟁에서 압도적인 격차를 벌리기 위한 승부수를 띄운다. D램 미세공정의 핵심인 극자외선(EUV) 기술을 대폭 확대하고, 차세대 장비인 '하이-NA EUV' 도입까지 공식화하며 경쟁사를 따돌릴 기술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11일(현지시각) IT전문 매체 트윅타운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전환 투자에 들어갈 6세대 10나노급(1c) D램에 업계 처음으로 6단계 EUV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EUV 노광 공정은 한 단계 추가할 때마다 기존 불화아르곤(ArFi) 방식과 비교해 불량률과 공정 오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1a D램(4세대)에 EUV를 한 개 층에 처음 적용하고 1b D램(5세대)에서 네 개 층으로 늘린 데 이은 공격적인 기술 개발 계획이다. 앞으로 개발할 1d, 0a 등 차세대 D램 모든 제품에도 EUV 공정을 전면 도입해 생산성과 기술 우위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1c 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16Gb(기가비트) DDR5 D램을 업계에서 가장 먼저 양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서버·AI·고용량 PC 시장의 DDR5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 HBM 시장 선점 위한 기술 초격차


이번 결정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는 삼성전자를 기술력으로 앞서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미세공정이 정밀할수록 HBM4와 같은 고층 쌓기 제품의 신뢰성, 수율, 집적도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의 추격도 거세다. 삼성전자는 이미 30대가 넘는 EUV 장비를 갖추고 1c D램에 5단계 이상 공정을 적용하며 HBM 생산 체제를 고도화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이 1a, 1b D램 양산 과정에서 수율 문제로 전담팀을 꾸려 공정 안정화에 힘쓰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마이크론은 1c D램에 EUV를 1단계만 적용하고 나머지는 기존 ArFi 다중 마스킹 방식에 의존해, 장기적인 수율 경쟁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 '꿈의 장비' 하이-NA로 미래 D램 선도


나아가 SK하이닉스는 2026년까지 현재 EUV 장비보다 해상도와 생산성이 뛰어난 하이-NA EUV 장비를 먼저 도입해 D램 미세화 기술의 한계를 돌파할 준비를 시작했다.

SK하이닉스 박의상 팀리더는 최근 열린 '차세대 리소그래피 + 패터닝 학술대회'에서 "1c D램에 다섯 단계 이상 EUV 공정을 적용하고 1d, 0a 등 차세대 제품 모두에 EUV를 사용할 것"이라며 "이에 맞춰 EUV 공정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이번 EUV 6단계 적용과 하이-NA EUV 투자로 HBM4·5 같은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폭증하는 AI·자동차·데이터센터 수요에 맞춰 세계적인 양산 중심지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