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강도 관세정책에 따른 세수를 국민에게 직접 돌려줄 수 있다는 ‘국민 배당론’을 띄운 가운데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관세 수입을 우선 국가부채 상환에 투입하겠다며 사실상 배당 가능성을 부인했다.
20일(이하 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전날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부채 상환에 집중하고 있다”며 “관세 수입을 당장 국민에게 환급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언젠가 그런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기긴 했으나 당장은 국가 재정 건전성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베선트 장관은 이번 발언에서 그 같은 기대감을 사실상 일축했다. 그는 “올해 관세 수입은 3000억달러(약 414조원)를 크게 웃돌 것”이라며 “이 재원을 활용해 재정적자 대비 국내총생산(GDP) 비율을 낮추고 부채 상환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막대한 관세 수입이 생겨도 이를 우선 국가부채 관리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관세 정책의 효과도 언급됐다. 미국은 지난 4월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글로벌 관세 정책으로 이미 1000억달러(약 138조원)를 거둬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세수를 국민 지원에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재무부 수장은 국가 재정 건전성 확보를 더 앞세운 셈이다.
다만 베선트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은 금리 인하를 통해 나타날 수 있다”며 통화정책을 언급했다. 그는 “주택 건설이 제약을 받으면 1~2년 뒤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건설 경기가 살아나고 장기적으로 물가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메시지 차원에서 띄운 ‘국민 배당론’과 재무당국 책임자로서 재정 건전성을 최우선으로 삼은 베선트 장관의 입장이 분명히 갈린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