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경험 5년 미만 56% “내년 수익 더 늘 것”…10년 이상은 34%에 그쳐
피델리티 ‘미국 투자자 조사’ 발표…새내기는 암호화폐, 숙련자는 안정성 중시
피델리티 ‘미국 투자자 조사’ 발표…새내기는 암호화폐, 숙련자는 안정성 중시

◇ 새내기 투자자, 낙관과 공격적 투자 뚜렷
보도에 따르면,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Fidelity Investments)가 지난 8월 발표한 ‘미국 투자자 현황’ 첫 조사는 투자자산이 2만5000달러(약 3400만 원) 이상인 미국 성인 200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투자 경력에 따라 △5년 미만(초보), △6~10년(중간), △11년 이상(숙련)으로 나눠 비교했다.
조사에서 투자 경력 5년 미만 응답자의 56%가 “내년에 내 자산이 더 불어날 것”이라고 했으나, 경력 10년 이상은 34%만 같은 답을 내놨다. 또 새내기 가운데 18%는 “위험이 큰 투자 전략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경력이 긴 투자자들은 전반적으로 위험을 줄이는 쪽으로 기울었다.
실제로 피델리티 고객들은 지난 4월 미국 증시가 급락할 때도 매수세가 매도보다 많아 매수 대 매도 비율이 1.83으로 집계됐다. 특히 새내기 투자자들이 암호화폐와 대체자산 투자를 자신 있게 늘리려는 분위기가 뚜렷했다.
◇ 투자 목표·정보 채널·자산 선호까지 ‘따로 간다’
투자 목표에서도 차이가 컸다. 경력 10년 이상 투자자 다수(약 절반)는 ‘손실을 줄이는 것’을 최우선으로 꼽은 반면, 초보 투자자의 절반은 “새로운 자산과 복잡한 거래 방법을 배우는 것”을 첫 번째 목적으로 들었다.
정보 활용 경로도 달랐다. 초보 투자자 36%는 투자 판단에 소셜미디어를 활용한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숙련 투자자(11%) 보다 3배 넘게 많았다. 그러나 초보자의 절반 가까운 47%가 ‘소셜미디어 정보 때문에 잘못된 투자를 한 경험이 있다’고 답해 정보 오남용 위험도 드러났다.
자산 선호도도 뚜렷하게 갈렸다. 투자 경력 5년 미만의 69%는 암호화폐 등 비전통적인 자산에 투자하는 데 거부감이 없다고 답했으며, 46%는 앞으로 암호화폐를 살 계획도 밝혔다. 경력 10년 이상 투자자 중 같은 응답은 29%에 그쳤다.
또한, 초보 투자자들은 스테이블코인, 증권 대출, 채권 사다리, 커버드 콜 같은 비교적 전문적인 투자 수단에도 친숙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델리티는 이에 대해 “신규 투자자들이 모바일 투자 앱, 가상자산 열풍, 잦은 시장 변동 속에서 자산 운용을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개인 성과 전망은 낙관, 시장 전망은 비관
전체 투자자를 기준으로는 64%가 “앞으로 1년간 내 성과가 지난해와 같거나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증시 전체의 흐름에 대해선 회의가 컸다.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는 “올해 시장이 지난해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본다.
피델리티는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경험이 많은 투자자는 긴 세월의 증시 변동을 겪어왔기 때문에 비관적 전망과 위험회피 성향을 갖게 된다”며 “반대로 경험이 적은 투자자는 낙관적이고 새로운 투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분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투자 경험, 나이, 정보 습득 경로에 따른 세대 간 차이가 뚜렷해졌다”며 “특히 소셜미디어 정보에 의존하는 새내기 투자자들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