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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F "세계 전기강판 시장, 2033년 721억 달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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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F "세계 전기강판 시장, 2033년 721억 달러 전망"

전기차·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이 수요 견인…연평균 8.2% 성장
포스코·현대제철 등 공급망 핵심 역할…친환경·고효율 경쟁 치열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시장 확대로 핵심 소재인 전기강판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관련 시장이 2033년 721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기업들도 친환경·고효율 소재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시장 확대로 핵심 소재인 전기강판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관련 시장이 2033년 721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기업들도 친환경·고효율 소재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에너지 전환 시대의 핵심 소재로 떠오른 전기강판 시장이 전기자동차와 재생에너지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전례 없는 호황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 시장조사기관 HTF 마켓 인텔리전스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세계 전기강판 시장이 2033년까지 721억 달러(약 1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예측했다. 2033년 시장 규모는 721억 달러로 2025년보다 약 1.6배 커지는 셈인데, 고효율 에너지에 대한 세계 수요가 새로운 산업 지형을 그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HTF 마켓 인텔리전스가 펴낸 '세계 전기강판 시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전기강판 시장 규모는 2025년 455억 달러(약 63조 원)에서 연평균 8.2%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며 2033년 721억 달러(약 100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보고서는 이런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국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각국의 에너지 효율 규제 강화, 전기차 보급 확대, 재생에너지원 사용 증가를 꼽았다.

전기강판은 규소를 넣어 전자기 특성을 좋게 만든 강판으로, 각종 전기기기의 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저손실·고효율 특성이 핵심 경쟁력이다. 주로 변압기, 모터, 발전기처럼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기기의 효율을 높이는 데 쓰인다. 현재 가장 큰 수요처는 전력 변압기 분야이며, 가전, 자동차, 재생에너지 등 넓은 분야에서 수요가 함께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무방향성 전기강판 수요를 이끄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다. 전기차 구동모터의 효율을 높이려면 고성능 전기강판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또한 각국 정부가 전력 규제를 강화하며 에너지 고효율 변압기 사용을 의무화하고, 고규격 방향성 전기강(HGO, HiB Steel) 같은 고성능 소재 개발이 활발한 것도 시장 성장을 뒷받침한다.

◇ 고비용·환경규제는 과제…신흥국·친환경은 기회


다만, 시장이 성장하는 데 어려움도 있다. 보고서는 높은 생산 비용(특히 얇은 코팅 기술이 필요한 고급 방향성 전기강), 철강 생산 과정에서 생기는 환경 문제, 철광석 외 규소(Si)·알루미늄(Al) 같은 합금재료의 가격 변동성, 신형 합금소재나 영구자석 모터 등 대체재와 벌이는 경쟁을 넘어야 할 과제로 꼽았다. 동시에 인도, 동남아시아 같은 신흥국의 산업화에 따른 대규모 전력 기반시설 확충 수요와 '그린 스틸(Green Steel)' 기반의 친환경 전기강판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북미 주도 속 아시아 급성장…포스코·현대제철 핵심 역할


지역별로 보면, 현재 북미가 낡은 전력망 현대화에 따른 고효율 변압기 교체 수요를 바탕으로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앞으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태지역 안에서는 중국이 세계 최대 생산·소비국 역할을 하고, 한국과 일본은 자동차·EV용 고급 전기강 기술을 보유한 선도국으로 꼽힌다.

이번 보고서에는 세계 시장의 주요 기업으로 룩셈부르크의 아르셀로미탈, 일본의 일본제철, 독일의 티센크루프 등과 함께 국내 기업인 포스코(POSCO)와 현대제철도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중국의 바오스틸, 일본의 JFE 스틸, 인도의 타타스틸, 미국의 AK 스틸(현재 클리블랜드-클리프 소속), 오스트리아의 푀슈탈피네 등 세계 유수 철강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고효율 방향성 전기강(GOES) 분야에서 아시아 시장의 주요 공급자로 평가받으며, 현대제철과 함께 세계 공급망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흐름 속에서 앞으로 세계 전기강판 시장의 성패는 친환경 제강 기술을 접목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데 달렸다. '그린 철강'과 'EV용 전기강판'의 경쟁력이 미래 세계 철강사들의 핵심 성장 전략이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