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서 4일 연속 순유출...옵션시장에선 풋옵션 매수 늘어

21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잭슨홀 이벤트를 앞둔 경계감 속에 투자자들이 위험 관리에 나서며 미국 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최근 4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출됐다. 기간 중 투자자들의 순매도 자금 규모는 19억 달러에 달했다.
지난 14일 비트코인이 12만4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직후 일주일 동안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된 것이다. 이더리움도 같은 기간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선 뒤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마이클 세일러의 비트코인 재무기업 스트래티지의 전략을 본뜬 기업들이 암호화폐 매집에 나서며 최근 랠리를 재촉했으나 이러한 모멘텀도 이번 주 급격히 약화됐다.
현재 미결제 약정 규모가 가장 큰 상품은 행사가격 11만 달러의 풋옵션이다. 이는 단기 조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 속에 투자자들이 가격 하방 위험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풋옵션은 일정 가격에 해당 상품을 매도할 권리를 부여해 가격 하락에 대비하는 일종의 보험 역할을 한다.
시장에서는 잭슨홀 연설에서 파월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프레스토의 피터 청 리서치 총괄은 “9월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에서 풋/콜 비율은 시장이 비둘기파적 발언보다 매파적 발언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최근 며칠 간의 시장 변동성은 투자자들이 파월 의장 연설의 불확실한 결과에 대비해 포지션을 조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국 시각으로 이날 오후 11시8분 현재 전날 대비 0.88% 오른 11만3671.43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3.62% 상승한 4281.63달러에 거래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금리 인하에 대한 파월 의장의 신중한 접근법을 반복적으로 비판해 왔다. 최근에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금리 인하 압박에 가세하며 9월 0.5%포인트의 금리 인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 파월 의장의 연설은 내년 5월 퇴임을 앞두고 마지막 잭슨홀 연설이 될 전망 속에 시장의 관심이 한층 더 쏠리고 있다.
전날 공개된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고용 둔화보다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더 큰 위험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 부과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시차가 있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IG오스트레일리아의 토니 시카모어 애널리스트는 “FOMC 의사록은 새로운 관세의 영향이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고, 다수의 위원이 인플레이션 위험이 고용 위험보다 크다고 판단했다”면서 “이는 연준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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