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274조원 시장 성장 전망…캐나다 "한류 성공비결 배워야"
한류 2030년 1,430억달러 규모로 확대…정부·민간 협력모델 해외 주목
한류 2030년 1,430억달러 규모로 확대…정부·민간 협력모델 해외 주목

보도에 따르면 2023년 한류 가치는 1,140억 달러(약 157조 원)였으며, 2030년에는 세계 시장에서 지출액이 1,430억 달러(약 19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자료를 인용해 2023년 한류로 인한 총 수출액이 141억 6,500만 달러(약 19조 원)로 전년보다 5.1% 늘었다고 전했다.
◇ 정부 기반시설 지원과 민간 투자를 합친 한국 방식에 주목
한국 문화산업 성공 요인으로는 정부의 기반시설 지원과 민간 투자를 합친 독특한 방식이 꼽힌다. 글로브앤메일은 "한국 정부는 특정 사업에 돈을 대기보다는 기반시설과 부문 지원에 집중한다"고 분석했다.
작년 발표된 4억 달러(약 5530억 원) 규모의 K-콘텐츠 펀드도 주목받는 사례다. 이 펀드는 정부 지원 스튜디오와 은행 등 민간 기업의 투자를 합친 형태로, 한국 정부가 자본 시장을 활용해 세계 수출을 늘리는 방식을 보여준다.
영국의 경제학자 클라이브 케니는 글로브앤메일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는 가전제품과 자동차 생산의 전문 지식을 엔터테인먼트 부문으로 가져올 수 있는 재벌이 있었다"며 민간 부문의 사업 통찰력이 한류 성장에 꼭 필요했다고 분석했다.
초기 사례로 1990년대 스티븐 스필버그의 드림웍스 SKG의 창립 투자자가 된 한국 식품 회사 CJ그룹을 들었다. 지분을 가지는 것 외에도 아시아 국가 배급권을 얻었지만, 핵심은 이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었다. 오늘날 CJ그룹이 소유한 CJ ENM은 한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회사 중 하나다.
◇ 현지 우선→세계 진출 방향의 성공 사례
한국 문화산업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은 '현지 우선, 세계 진출' 방향이다. 캐나다 TV 임원 마이클 맥밀런(블루 앤트 미디어 최고경영자)은 "한국인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안다. 그들은 한국인이고 한국어를 한다"며 "한국 관객을 위한 한국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세계 성공의 첫걸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향의 성과는 구체적 수치로 확인된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2024년 해외 한류 실태 조사에 따르면 26개국 한류 경험자 중 68.8%가 한국 문화콘텐츠가 전반적으로 마음에 든다고 답했다. 드라마(75.7%), 뷰티(75.1%), 영화(74.6%) 순으로 호감도가 높았다.
넷플릭스도 이런 한국의 접근 방식에 주목했다. 2023년 넷플릭스는 25억 달러(약 3조 4,000억원)를 한국 영화·TV 산업에 여러 해에 걸쳐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넷플릭스의 투자 방식은 현지 관객이 원하는 콘텐츠에 투자하고, 이것이 전 세계 히트작이 되면 보너스를 얻는 방식이다.
실제로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기생충>은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1세기 최고 영화 100편 목록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는 유튜브에서 각각 8,000만 명과 9,4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아티스트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문화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K-pop 해외 매출액 추정치는 1조 2,377억원으로 영역별 비중은 음반류 상품 수출액 31.4%(3,889억원), 스트리밍서비스 해외 매출액 추정치 21.0%(2,603억원), 해외 공연 매출액 추정치 47.5%(5,885억원)다.
◇ 캐나다, 사업별 지원에서 생태계 조성으로 바뀌어야
반면 캐나다의 현 시스템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캐나다는 TV와 영화 산업의 약 절반이 미국 제작물을 위한 서비스업에 의존하고 있으며, 2023년 4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캐나다 TV·영화 산업은 18.5% 줄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의 95억 8,000만 달러(약 13조 원) 규모 TV·영화 산업에 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한 상황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캐나다 산업 가치의 약 절반이 할리우드 제작물이 이곳에서 촬영하는 것에 달려 있어 관세가 부과되면 치명타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캐나다의 문화콘텐츠 지원 시스템은 점수제로 운영된다. 영화·TV 제작물은 캐나다 시민을 주요 직책에 고용하고 비용의 최소 75%를 캐나다 회사에 지불해야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충분한 조건을 갖춰도 저절로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심사위원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런 복잡한 기존 시스템을 개선할 기회가 찾아왔다. 캐나다는 2023년 온라인 스트리밍법을 도입해 1991년 이후 처음으로 방송법을 전면 손봤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문화 정책을 만들 수 있는 기회였던 것이다. 하지만 캐나다 음반업계를 대표하는 뮤직 캐나다의 패트릭 로저스는 "30년 만의 법 개편이라는 평생에 한 번뿐인 기회였는데, 결과는 실망스럽다"며 "캐나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과거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미니시리즈 <리틀 버드>의 공동 제작자 제니퍼 포뎀스키는 "캐나다에서 우리가 일을 하는 방식의 구조는 정말 망가졌다"며 "사업 방식이 저에게 효과가 없었고 지금은 누구에게도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틱톡과 칸타가 공동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한류 관련 지출 규모는 올해 760억 달러(약 105조 원)에서 2030년 1,430억 달러(약 198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잠재 소비자까지 고려하면 2030년 1,980억 달러(약 274조원) 규모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브앤메일은 "한국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과감한 투자를 하고 민간 부문의 사업 통찰력을 북돋우며 기반시설에 돈을 대는 등 중요한 일들을 제대로 해냈다"며 "캐나다도 정치적 의지가 있다면 우리도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