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계약 눈앞"…미중 갈등과 737맥스 사고로 2017년 이후 단 한 대도 못 팔아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보잉과 중국 측이 항공기 종류와 사양 등 세부 조건을 맞춰가고 있으며, 협상이 원활히 마무리되면 수 주 안에 공식 발표가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보잉은 이 보도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배런스는 덧붙였다.
이번 계약 소식이 전해지자 보잉 주가는 개장 전 거래에서 3.7% 올라 시장의 기대감을 보여줬다. 그러나 정규 거래에서는 오름폭이 줄어 0.5% 내린 224달러 46센트에 마감했다.
◇ 20년간 8800대 항공기 필요…중국 시장 중요성 부각
그러나 중국은 최근 몇 년간 보잉 항공기 주문을 사실상 멈춰왔다. 임대업체나 화물기 주문을 빼고 중국 항공사가 보잉의 민항기를 주문한 것은 2017년이 마지막이었다. 미중 무역 갈등과 보잉 737맥스 기종의 안전 문제, 그리고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이 오랫동안 회복 과정을 겪은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버티컬 리서치 파트너스의 롭 스털라드 분석가는 홍콩을 포함한 중국 항공사가 주문한 보잉 항공기가 보잉 전체 주문 잔량에서 약 160대로 3% 정도를 차지한다고 봤다. 이는 경쟁사인 에어버스의 절반 수준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제퍼리스의 셰일라 카야오글루 분석가는 이날 중국의 항공기 스타트업인 COMAC(중국상용항공기)이 약 1200대의 주문을 얻었다고 짚었다. 카야오글루는 이들 주문이 대부분 중국을 겨냥한 것이며 주로 COMAC의 작은 지역항공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중국이 현재 대형 항공기 전체 주문 잔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그친다고 봤다. 이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거의 25%를 차지했던 것과 대조된다고 카야오글루는 설명했다.
◇ 에어버스와 경쟁 심해져…보잉 시장 회복 노력
이번 협상이 끝나면 보잉은 세계 2위 항공 시장인 중국에서 자리를 되찾을 기회를 얻게 된다. 미중 무역갈등 동안 중국에서는 유럽의 에어버스가 앞서 나갔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보잉 주가는 약 27% 올랐다. 최근 분기들에서 생산량이 늘고 돈벌이가 나아져 투자자들의 믿음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다.
보잉과 에어버스 모두 주문 잔량에 "밝히지 않은 고객"들을 포함하고 있어, 이들 항공기 가운데 일부가 중국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한편 중국의 대형 항공기 주문은 보통 국가 차원의 조달 기구를 통해 이뤄진 뒤 주요 국영과 민간 항공사에 나눠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500대 크기는 민항기 업계에서 상당한 것으로, 지난 5월 카타르항공이 최대 210대의 대형 항공기를 주문해 화제가 됐던 것과 견줄 만하다. 현재 보잉의 주문 잔량은 약 6500대 수준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