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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20·30대 남성, 스포츠 도박 중독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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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20·30대 남성, 스포츠 도박 중독 확산

미국의 스포츠 베팅 플랫폼 팬듀얼의 모바일 앱 화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스포츠 베팅 플랫폼 팬듀얼의 모바일 앱 화면. 사진=로이터

미국에서 온라인 스포츠 도박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며 중독 문제가 사회적 우려로 떠오르고 있다고 CNN이 2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페어리 디킨슨대학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 30세 미만 남성의 25%가 온라인 스포츠 도박을 경험했으며 이 중 10%는 심각한 도박 문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전체 인구 평균(3%)의 세 배를 웃도는 수치다.

응답자의 68%는 도박으로 돈을 빌리거나 정서적 문제를 겪는 등 ‘해로운 행동’을 최소 한 번 이상 경험했다고 밝혔다.

UCLA의 중독정신의학 전문의 티머시 폰 박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젊은 세대는 충동 조절 능력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스포츠 도박 중독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 산업 성장과 청년층 유입


지난 2018년 미 연방대법원이 스포츠 도박 합법화를 각 주에 맡기면서 시장은 급성장했다. 현재 38개 주와 워싱턴DC에서 합법화된 가운데 2024년 기준 스포츠 도박 산업 매출은 137억 달러(약 19조7000억 원)로 1년 새 25% 증가했다.

특히 팬듀얼과 드래프트킹스 같은 앱은 각각 1000만~12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젊은 세대를 적극 끌어들이고 있다. 광고는 경기 중계에 자연스럽게 삽입되고, SNS에는 ‘승부 예측 조합’을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 중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CNN에 따르면 미국 ‘도박중독자 모임’은 최근 들어 젊은 가입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도박 전면 차단을 스스로 신청한 21~34세 비율이 2015년 6%에서 10년 만에 28%로 뛰었다.

팬듀얼과 드래프트킹스는 CNN에 “입금 한도 설정, 도박 시간 경고, 자가 배제 프로그램 등 안전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며 도박을 오락으로 즐기자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높은 학자금 대출과 주거난으로 미래를 비관하는 청년층이 일확천금을 노리며 위험한 베팅에 빠져드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