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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관세·보조금 종료…美 전기차 판매 호조에도 소비자 ‘부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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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관세·보조금 종료…美 전기차 판매 호조에도 소비자 ‘부담’ 커져

2026년형 메르세데스-벤츠 CLA EV. 럭셔리 전기차의 대표 주자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형 메르세데스-벤츠 CLA EV. 럭셔리 전기차의 대표 주자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미국의 전기차 판매가 겉으로는 탄탄한 흐름을 보였지만 관세 인상과 연방 세액공제 종료가 맞물리면서 향후 수요가 둔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카스닷컴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7월 신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6.6% 증가했으나 재고는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이아 현지시각) 보도했다.

◇ ‘지금 사야 한다’ 분위기…전기차 재고 증가 둔화


보고서는 소비자들이 관세와 정책 변화로 가격이 오르기 전 구매하려는 ‘서둘러 사기’ 심리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음달 30일 종료되는 최대 7500달러(약 1020만 원)의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가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현재 시장에는 총 75개 차종의 전기차가 판매 중으로 지난해보다 27% 늘었지만 재고 증가율은 9%에 그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이전 수준으로 둔화됐다.

◇ 관세 부담, 내년 모델부터 가격 반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관세 압박은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완성차 업체들은 2분기 동안 약 120억 달러(16조3440억 원)를 흡수해 가격을 억눌렀지만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현행 25% 관세가 유지되면 평균 신차 가격은 4만8000달러(약 6648만 원)에서 5만4400달러(약 7480만 원)로 약 6400달러(약 880만원) 오를 전망이다. 설사 무역 협상으로 관세가 15%로 낮아져도 차량 가격은 4000달러(약 554만원)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미국 가계 소득은 지난해 1% 증가에 그쳐 격차가 커지고 있다.

◇ 중고 전기차 시장은 ‘활황’


반면 중고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는 전년 대비 33% 늘었고, 평균 가격은 2% 떨어진 3만6000달러(약 4980만원)를 기록했다.

2만5000달러(약 3405만원) 이하의 테슬라 모델3, 닛산 리프, 쉐보레 볼트 EV 등은 평균보다 20% 더 빨리 판매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다수는 4000달러(약 554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이 역시 내달 30일 종료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세제 혜택 종료 이후 가격 인상 압력이 겹치면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식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