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 연료 자립 나선 미국…러시아 의존 줄이고 한국 기업 참여 확대, 센트러스 주가 380% 급등

◇ 정상회담 직후 체결된 민간 협력
보도에 따르면 두 정상은 대규모 산업 협력을 약속했으며, 이어 센트러스는 같은 날 늦게 한국기업 2곳과 원자력 연료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서명식에는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도 자리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가 단순한 상징적 만남이 아니라 미국 측의 핵연료 자립 전략과 맞물려 실질적 협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센트러스가 미국 에너지부와 농축 우라늄 생산 확대를 위한 재정 지원을 논의 중인 상황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는 자금과 안정적 수요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오하이오주의 센트러스 원심분리기 공장에서 핵연료 구매를 늘리기로 했다. 두 회사는 이미 지난 2월 첫 계약을 맺은 바 있으며, 이번 MOU로 그 규모가 확대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 공장에 직접 투자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구매자 역할을 넘어 한국기업이 미국 핵연료 공급망에 직접 발을 들일 기회로 평가된다.
◇ 러시아 의존도 큰 미국, 자립 서두르는 배경
센트러스는 우라늄을 원자로용 연료로 만드는 핵심 기업이다. 현재 미국은 상업 규모의 자체 농축 능력이 거의 없어 러시아 수입 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미 의회는 지난해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했지만, 단기간에 대체 공급처를 확보하기 어려워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협력이 러시아 의존을 줄이고자 하는 미국 정부 정책과 맞닿아 있다고 본다. 미국 내 안정적 원자력 연료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에 한국기업이 참여하면서 양국 관계 강화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해석이다.
◇ 원자력 관련 주가 급등
MOU 체결 소식이 전해지자 센트러스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3% 상승했다. 지난 1년 동안 이 회사 주가는 무려 380% 오른 상태다. 월가에서는 원자력이 탄소 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기업 주가가 꾸준히 뛰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번 합의가 아직 구속력 있는 계약은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직후 민간 협력이 곧바로 추진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센트러스와 한국 기업 간 협력이 본격화되면 미국의 농축 능력 확충 속도가 빨라지고, 한국도 글로벌 핵연료 시장에서 새로운 거점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