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AI 기술 확산, 20대 인재 연봉 14억 원…기업 채용 판도 재편”

AI 채용 전문업체 버치웍스(Burtch Works)의 집계에 따르면, AI 분야 근무 경력 3년 이하 비관리직 직원의 평균 연봉은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약 12% 올랐다. 같은 조사에서 AI 인력은 다른 IT 직종보다 두 배 가까이 빠른 속도로 관리직으로 승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메릴랜드대학교의 아니르 K. 굽타(Anil K. Gupta) 교수는 “머신러닝 엔지니어와 일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연봉 차이는 뚜렷하다”며 “AI 기술이 보상 체계를 새롭게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AI 분석 소프트웨어 기업 데이터브릭스(Databricks)의 알리 고시(Ali Ghodsi) 최고경영자(CEO)는 “AI를 익힌 젊은 세대의 업무 적응력이 뛰어나 경력이 길지 않아도 억대 연봉을 받는다”며 “20대 초반에도 100만 달러(약 14억 원)를 버는 이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채용 공고문에서도 ‘AI 필수화’ 흐름은 뚜렷하다. 메릴랜드대학교 조사 결과, 2018년 IT 채용의 5%에 불과했던 AI 역량 요구는 2025년 현재 24%까지 늘었다. 이로써 IT 분야 신입 채용 4곳 중 1곳은 AI 기술을 전제하는 것이다.
스탠퍼드대학교의 유레 레스코벡(Jure Leskovec) 교수는 “박사 과정 중 논문으로 주목받은 학생들이 일찌감치 업계에 합류하고 있다”며 “고도의 연구 경험을 가진 인재뿐만 아니라, AI를 쉽게 다루는 젊은 프로그래머도 일반 IT 인력과 큰 차이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게임 플랫폼 기업 로블록스(Roblox)에서는 경험이 거의 없는 AI 엔지니어에게도 20만 달러(약 2억 7000만 원) 이상의 기본 연봉을 제시하고 있다. 또 데이터 제공업체 레벨스닷파이아이(Levels.fyi)에 따르면, 최근 AI 분야 기업의 채용 제안 42건 가운데 9건은 업계 경력 10년 이하 인재가 100만 달러 이상 보상을 받은 사례였다.
◇ 스타트업도 “평균 연령 21세”
스타트업 업계도 젊은 AI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AI 리스크 관리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CTGT의 시릴 고를라(Cyril Gorlla) 공동 창업자(23세)는 “우리 회사 평균 연령은 21세이고, 일부 직원의 지분 가치는 이미 50만 달러(약 7억 원)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지난해 말 AI를 전공한 릴리 마(Lily Ma·22세)는 졸업 직후 약 30~40곳에 지원해 10여 곳 면접을 봤고, 결국 스케일AI(Scale AI)에 합류했다. 그는 “테슬라 인턴 경험과 연구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스케일AI 인사담당 책임자 애슐리 쉬프탄(Ashli Shiftan)은 “신입사원 가운데 약 15%가 25세 미만”이라며 “AI 세대 영입이 성장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WSJ는 이번 보도를 통해 “AI 기술은 더 이상 일부 기업의 선택적 영역이 아니라, IT 업계 전반의 기본 요구 조건”이라고 전했다. 2년 전부터 본격화한 생성형 AI 확산이 채용 기준과 임금 체계, 승진 속도를 동시에 바꿔 놓은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