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3 흥행 발판 삼아 EV2·EV4 등 보급형 신차 대거 출시 예고
벤츠·BMW 등 '속도 조절론'에 정면 반박…EU 정책 방향 주목
벤츠·BMW 등 '속도 조절론'에 정면 반박…EU 정책 방향 주목

◇ EV3 성공 발판…보급형 라인업으로 승부수
기아는 앞으로 수년 내 유럽 전기차 시장의 선두 주자로 발돋움한다는 목표 아래 신규 '탄소 제로' 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탄탄한 기반을 닦은 기아는 현재 스페인 시장에서 소형 SUV 전기차인 EV3로 테슬라 모델 Y, 모델 3의 바로 뒤를 잇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고성능 버전(EV6 GT)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한 EV6와 고급 시장을 공략하는 대형 SUV EV9이 제품군을 뒷받침하고 있다.
기아는 EV3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이를 발판 삼아 시장의 기대를 모으는 새로운 전기차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오는 2026년에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소형 모델인 EV2를 출시하고, EV4와 EV5 역시 순차적으로 선보여 EV2부터 EV9까지 모든 차급을 아우르는 전기차 전체 제품군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EV2, EV3와 같은 보급형 모델은 테슬라, BYD 등과의 가격 경쟁에서 핵심 무기가 될 전망이다.
◇ 獨 제조사 '속도 조절론'에 정면 반박
특히 그는 "기아 제품군에 전기차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고 선언하며, 2035년 EU의 탄소 배출 규제 목표 완화를 요구하는 경쟁사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현재 유럽 시장이 충전 기반 시설 부족, 전기요금 상승 등 때문에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차 수요에 쏠려 있는데도, 기아는 신형 전기차 모델 출시를 통해 새로운 규제에 완벽하게 대비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는 EU에 목표 시점 연기를 공식 요청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올라 칼레니우스 최고경영자, 그리고 비슷한 태도를 보인 BMW, 스텔란티스 등의 행보와 명확히 대조된다. 이로써 유럽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가속파(한국차 중심)'와 '전환 속도 조정파(독일차 중심)'의 구도가 뚜렷해졌다. 기아의 헤드리히 최고경영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칼레니우스 최고경영자를 겨냥해 "몇 년 전 2030년까지 유럽에서 전기차만 팔겠다고 약속했던 바로 그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유럽 자동차 업계의 미래 전동화 계획을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오는 9월 12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주요 자동차 브랜드 최고경영자들과 회동해 업계의 제안을 청취하고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이 회의가 중대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