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 공포에 금 수입 99% 급감…불안 심리 반영
AI 서버 수요 폭발, 대만 최대 수혜국 부상…폭스콘 주도
AI 서버 수요 폭발, 대만 최대 수혜국 부상…폭스콘 주도

◇ 관세 공포에 '골드러시'…5개월 만에 99% 증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폭발했다. 지난 1월 미국의 금괴 수입액은 304억4000만 달러(약 42조3420억 원)에 이르며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당시 스위스에서 출발한 금 수송 화물기 덕분에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이 미국 최대 수입항으로 떠올랐고, 금은 단일 품목 기준 수입액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러한 '골드러시'는 오래가지 못했다. 금 수입액은 불과 5개월 뒤인 6월, 1억8913만 달러(약 2630억 원)로 99% 이상 급감하며 수입 품목 순위도 198위로 추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스위스산 제품에 39%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미 시장의 불안감은 상당 부분 가라앉은 뒤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AI 기술 패권을 둘러싼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컴퓨터 서버 수입은 급증했다. 올 1월부터 6월까지 미국 전체 상품 수입이 16.32% 감소했음에도, 서버를 포함한 컴퓨터 부문 수입액은 같은 기간 54.12%나 증가했다. 전체 수입에서 컴퓨터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29%에서 2025년 상반기 5.74%, 6월에는 8.09%로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6월 수입액은 214억8000만 달러(약 29조8743억 원)로, 2위인 승용차와 3위인 석유 수입액을 각각 42.12%, 90.68% 웃돌았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등 거대 기술 기업들이 AI가 가져올 미래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며 서버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방증이다.
◇ AI 특수 최대 수혜국 대만, 제2의 전성기
실제로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서버 수입액이 135.40% 증가하는 동안, 미국의 대만산 서버 수입은 583.27%나 급증했다. 주요 서버 수입 관문인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텍사스 러레이도항 등에서 대만산 제품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었으며,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 두 공항이 미국 전체 서버 수입의 절반 이상(51.24%)을 차지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반년간의 무역 데이터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려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AI 시대의 개막이 약속하는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빅테크 기업들은 'AI 낙관론'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막강한 관세 압박은 일반 중소기업과 산업계 전반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며 미국 경제는 불안과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