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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구글, TPU 외부 데이터센터 배치…엔비디아와 정면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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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구글, TPU 외부 데이터센터 배치…엔비디아와 정면 경쟁

미국 구글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아이언우드(Ironwood) TPU 랙’. 인공지능(AI) 연산 전용 반도체 보드를 집적한 서버 장비로 대규모 AI 모델 학습과 추론을 지원한다. 사진=구글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구글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아이언우드(Ironwood) TPU 랙’. 인공지능(AI) 연산 전용 반도체 보드를 집적한 서버 장비로 대규모 AI 모델 학습과 추론을 지원한다. 사진=구글

세계 최대 인터넷 업체 구글이 자사의 인공지능(AI) 반도체인 TPU(텐서처리장치)를 소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의 데이터센터에 배치하며 세계 1위 AI 반도체 제조업체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 독점 구조에 도전장을 던졌다.

TPU는 구글이 AI를 더 빠르고 저렴하게 가동하기 위해 구글이 직접 만든 맞춤형 칩이다.

3일(이하 현지시각) 온라인 투자·시장 전문매체 월스트리트인사이트에 따르면 구글은 영국 런던에 있는 중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플루이드스택과 협력해 미국 뉴욕 데이터센터에 TPU를 설치하기로 했다.

구글은 오픈AI와 협력하는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인 크루소,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에 GPU를 임대하는 업체인 코어위브 등 엔비디아 의존도가 높은 다른 기업들과도 유사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엔비디아 의존 탈피 전략


업계에서는 구글의 이같은 행보를 자체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을 보완하는 동시에 TPU 고객 기반을 넓히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구글은 필요할 경우 최대 32억달러(약 4조4100억원)의 금융 지원까지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며 협력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오픈AI는 MS 데이터센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비용 절감을 위해 구글의 TPU를 임대해 챗GPT 운영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캐나다 AI 스타트업 코히어, 전직 오픈AI 개발자들이 설립한 AI 스타트업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 등도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TPU를 사용하고 있다.

◇ 엔비디아 CEO “TPU는 한계 뚜렷”


그러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GPU는 다용도로 활용 가능한 스위스 아미 나이프(다기능 칼)이며 강력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며 TPU를 평가절하했다. 엔비디아는 플루이드스택, 코어위브 등 다수의 중소 클라우드 업체에 직접 투자하며 GPU 독점 구조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DA 데이비드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누구도 핵심 인프라에서 단일 공급사에만 묶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TPU 도입 확대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구글은 10여 년 전부터 TPU를 개발해왔으며 이번 조치는 엔비디아 중심의 AI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