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산 수입품에 최대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인도 내 반미 정서가 고조되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러시아·중국과의 연대를 과시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 최악으로 치닫는 美-인도 관계
미국은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 수입한다는 이유로 지난달 25%였던 관세를 50%로 올렸다.
인도 언론과 전직 관리들, 심지어 인도군까지 이번 조치를 두고 “1971년 벵골만 사태 이후 최악의 시기”라고 평가할 정도로 양국 관계가 얼어붙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인도 내에서는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이 이어지며 반미 정서가 최고조에 달했다.
◇ 모디, 푸틴·시진핑과 ‘전략적 파트너십’ 강조
모디 총리는 최근 중국 텐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한 사진을 공개했다. 모디는 “무역·비료·우주·안보·문화 등 전 분야에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며 러시아와의 관계를 “특별하고 특권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고 표현했다.
이 장면은 미국의 압박 속에 인도가 러·중과 손잡을 수 있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 백악관 “큰 변화 없다”
백악관은 여전히 “인도와 잘 지내고 있다”며 직접적인 추가 조치는 삼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인도와의 관계는 일방적”이라고 불만을 표출했지만, 동시에 “모디와 여러 현안을 함께 해왔다”며 여지를 남겼다. 유엔총회에서 양국 정상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 해결은 정상 간 대화에 달려
무역 전문가들은 관세 문제와 러시아 원유 수입 갈등은 양국 정상 간 직접 대화 없이는 풀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마크 린스콧 전 미 무역대표부(USTR) 협상가는 “정상 간 소통이 있어야 상호 이해를 도출하고 교착 상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