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불거졌던 미국과 유럽연합(EU) 사이의 갈등이 최근 들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8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FT와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양측이 새로운 기반 위에서 관계를 재정립했다”며 “불안정한 국면은 넘겼다”고 밝혔다.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회원국 27개국 정상들의 합의를 이끌고 대외적으로 EU를 대표하는 자리로 코스타 상임의장은 포르투갈 총리 출신이다.
코스타 의장은 “지난 1월만 해도 모두가 우려했지만 9개월 사이에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관계가 안정됐다”며 “이제는 새로운 기반 위에서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초기 발언이 “마치 10년 전 일처럼 느껴질 정도”라며 최근의 태도 변화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FT에 따르면 실제로 최근 몇 달 사이 미·EU는 방위비와 무역,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서 일정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EU 회원국들은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로 투입하기로 약속했고 무역 협정에서는 미국이 유럽산 수입품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대신 협정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게 “당신은 아마도 이 자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일 것”이라고 말하는 등 최근 유럽 지도자들을 공개적으로 치켜세웠다.
다만 불씨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구글에 대한 EU 집행위의 29억5000만 유로(약 4조4000억 원) 과징금 부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불공정하다”며 보복 관세 가능성을 언급했다. 유럽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세부 협상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코스타 의장은 “모든 쟁점을 다 합의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합의로 일정한 예측 가능성을 확보했다”며 “투자자 신뢰를 해치지 않도록 불확실성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