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암참 조사서 무역 불확실성이 사업 운영에 심각한 타격 호소
제조업 리쇼어링 목표와 달리 동남아 51% vs 미국 18% 투자 이전 선호
제조업 리쇼어링 목표와 달리 동남아 51% vs 미국 18% 투자 이전 선호

상하이 주재 미국상공회의소(AmCham Shanghai)가 10일 발표한 연례 중국 비즈니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254개 기업 중 48%가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와 비관세 장벽의 완전 철폐를 촉구했다.
이번 조사는 5월 19일부터 6월 20일까지 실시됐으며, 미·중 무역 갈등이 현지 미국 기업들에게 미치는 실질적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 90일 휴전으로는 사업 계획 수립 불가능
트럼프는 4월 초 '상호적' 관세를 발표한 후 중국의 보복에 맞서 중국 제품 관세를 100% 이상으로 인상했다. 양측은 5월 회담에서 관세의 상당 부분을 일시적으로 인하하기로 합의했고, 8월에는 이 협정을 90일 더 연장했다.
하지만 일시적 휴전에도 불구하고 중국 제품에 대한 미국 관세는 연초보다 30%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양국 간 무역이 크게 위축됐다. 8월 중국의 미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1% 감소했고, 중국의 미국 수입도 16% 줄었다.
에릭 정(Eric Zheng) 상하이 암참 회장은 "회사를 운영한다면 90일은 사업을 계획하기에는 너무 짧다"며 단기적 휴전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일부 기업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중간재를 수입한 후 완제품을 다시 미국으로 수출하면서 "양방향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리쇼어링 목표와 상반된 현실
조사 결과는 트럼프 관세의 핵심 목표인 제조업의 미국 '리쇼어링'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 투자를 다른 곳으로 이전할 계획인 응답자의 51%가 동남아시아를 선택한 반면, 미국을 택한 비율은 18%에 그쳤다.
회원사의 거의 3분의 2는 관세 긴장이 중국에서의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으며, 화학, 물류, 산업제조 부문 기업들이 가장 높은 우려를 보였다.
지정학적 긴장이 여전히 중국 경제성장의 가장 큰 도전으로 꼽혔고, 인구 감소와 부동산 시장 침체가 그 뒤를 이었다.
◇ 경영 여건 개선에도 불확실성 지속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영 상황에는 일부 개선 조짐이 나타났다. 2024년 수익성을 기록했다고 답한 회원사 비율이 2023년 사상 최저치 66%에서 71%로 증가했다. 매출 성장을 기록한 회원사도 50%에서 57%로 늘었다.
규제 환경의 투명성에 대해서도 48%가 긍정적으로 평가해 2024년 35%에서 상승했다. 특히 의료 부문은 공공 조달의 미리 결정된 가격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압력에서 어느 정도 보호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장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올해 매출 증가를 예상한다고 답한 회원사는 45%에 그쳤고, 향후 3-5년간 중국 경제가 세계 성장률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응답도 30%로 모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프리 리먼(Jeffrey Lehman) 상하이 암참 회장은 "규제 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 노력이 회원들에게 주목받았지만 미·중 무역 긴장으로 인해 가려졌다"며 "양국 정부가 국경 간 무역과 투자에 도움이 되는 안정적이고 투명한 프레임워크를 만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