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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태국 동부경제회랑에 84억 달러 투자...최대 외국 투자국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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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태국 동부경제회랑에 84억 달러 투자...최대 외국 투자국 등극

전체 외국인 투자의 16% 차지, 비야디 주도 전기차 공장과 220km 고속철도 건설 참여
우타파오 공항 '에어로트로폴리스' 설계와 부동산 개발까지 진출 확대
태국 방콕의 스카이라인 야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태국 방콕의 스카이라인 야경. 사진=로이터
중국이 태국의 핵심 산업 클러스터인 동부경제회랑(EEC)에 대한 최대 외국인 투자국으로 부상했다고 12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중국 투자자들은 3개 성을 포괄하는 이 회랑에 84억 달러 상당의 프로젝트 승인을 받아 전체 외국인 투자의 16%를 차지했다고 회랑 부서 책임자 대행 코르통 통탐 나 아유타야가 밝혔다.

태국 자체가 전체 투자의 37%로 1위를 차지했고, 일본이 12%로 3위에 올랐다. 중국 투자의 가장 큰 부분은 전기자동차(EV)와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에 할당되어 있으며, 업계 선두업체인 비야디(BYD)가 회랑 내 EV 공장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인프라 분야에서도 중국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중국 투자자 그룹이 태국 컨소시엄에 합류하여 방콕 남쪽에 위치한 3,285㎢ 회랑을 통과하는 220km 고속철도 노선을 건설하고 있다. 이 컨소시엄에는 중국철도건설공사(CRCC)가 포함되어 있다.
통탐 나 아유타야는 지난 10일 홍콩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회담에서 "7년 전 시작되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단된 철도 프로젝트가 완료되기까지 5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항공 분야에서는 중국의 정저우 공항경제구역이 태국 3개 성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타파오 공항 주변에 물류 중심의 미니 도시인 '에어로트로폴리스'를 설계하기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이들의 제휴를 통해 중국 중부의 산업 중심지인 정저우와 태국 회랑 간의 항공편이 촉진될 예정이다.

태국은 첨단 산업 생산을 위한 시설 집중을 통해 촌부리, 라용, 차청사오 지방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7년 동부경제회랑을 시작했다. 이 회랑은 태국 정부가 '태국 4.0' 전략의 핵심으로 추진하는 산업 고도화 프로젝트다.

회랑 관리들이 중국 투자에 청신호를 켠 이유는 새로운 기술 도입 때문이라고 통탐 나 아유타야는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 기업들로부터 단순히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제안에서 새로운 기술 기여나 지역 주민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회랑 내 도로 공사를 하청하는 일부 중국 기업들은 "가까운 장래에" 그곳에서 부동산 개발을 고려할 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이는 중국의 투자 영역이 제조업과 인프라에서 부동산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싱가포르 소재 금융서비스 회사 CGS의 경제고문 송 셍 운은 중국 기업들이 항구 접근성,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동력, 그리고 최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인상을 피하기 위해 이 회랑에 투자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 고문은 "관세 관련 또는 기타 방식으로 중국 이외의 공급망을 다각화하려는 기업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미중 무역 갈등이 중국 기업들의 동남아시아 투자 확대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태국 동부경제회랑 투자는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제조업, 인프라, 물류, 부동산에 이르는 전방위적 투자는 태국의 산업 고도화와 중국의 해외 진출이라는 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향후 이 회랑이 동남아시아의 새로운 산업 허브로 성장할 경우 중국의 지역 내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