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 등 빅테크, AI 인프라에 수백조 원 투자…전력 수요 급증으로 인프라 한계 우려 커져

생성형 인공지능(AI)과 기계 학습 기술의 급성장으로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붓고 있어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이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인프라 한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난 12일(현지시각) 이코노믹 타임스가 전했다.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비가 400억 달러를 기록한 것은 ‘계절 조정 연율’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로, 한 달 또는 분기 동안 통계 수치를 해당 기간 패턴에 맞춰 보정한 뒤 1년치로 환산한 값으로, 계절에 따른 변동 영향을 제외해 추세를 더 정확히 보여 준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인스티튜트가 지난 10일(현지 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에 50% 폭증한 데이터센터 투자액은 올해도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빅테크 4사, AI 지원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수천억 달러 투자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 회계연도에 AI 지원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800억 달러(약 111조 원)를 투자할 계획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을 미국 내에 투자한다. 구글을 운영하는 알파벳도 올해 자본 지출을 750억 달러(약 104조 원)로 늘려 전년보다 42% 확대했다. 아마존은 2025년 데이터센터 신설에 1000억 달러(약 139조 원) 이상을 투입한다. 메타 역시 600억~650억 달러 (약 83조~90조 원) 규모의 AI 투자 예산을 책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인스티튜트는 이들 4개 기업이 2025년부터 2028년까지 AI 인프라에 연간 3850억 달러(약 536조 원)를 쓸 것으로 추산했다.
2025년 1분기 빅테크 4사의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53% 증가한 1340억 달러(약 186조 원)였다. 이 가운데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가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엔비디아, AI 데이터센터 붐 최대 수혜자
엔비디아는 AI 수요 폭증에 힘입어 2025년 2분기 매출 467억 달러(약 65조 원)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56% 증가했다. 이 중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391억 달러(약 54조 원)를 차지했다. 블랙웰(Blackwell) 데이터센터 제품 매출도 전 분기보다 17% 늘었다.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매출의 절반 이상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세 곳 고객사에서 발생하는데, 이들 회사가 각각 95억(약 13조 원), 66억(약 9조 원), 57억 달러(약 8조 원)의 매출을 기록해 공급망의 매출 집중도가 높아진 점도 주목된다.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와 인프라 한계
미국 내 데이터센터는 현재 총 전력 소비의 약 4%를 차지하고 있으나, 2030년까지 12%로 늘어날 전망이다. 블룸버그NEF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24년 35기가와트에서 2035년 78기가와트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딜로이트는 AI 데이터센터 소비 전력이 2035년에는 현재 4기가와트에서 123기가와트로 30배 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원자력 발전소 수십 기에 해당하는 큰 규모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인스티튜트의 리즈 에버렛 크리스버그 경제학자팀은 "하이퍼스케일러가 전력 수요 급증을 주도하지만, 자동차 전기화, 난방, 산업 재국내화, 건물 전기화 등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은 전력 공급 한계로 데이터센터 신설 허가가 3년 이상 걸리고, 전기 장비 조달에는 2년 이상 소요되고 있다. 부동산 서비스업체 JLL은 북미 데이터센터 공실률이 2.3%까지 떨어져 공급 부족이 심화 중이라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