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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트럼프, 2.9% 인플레이션·실업률 급등으로 2026년 중간선거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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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트럼프, 2.9% 인플레이션·실업률 급등으로 2026년 중간선거 비상

해리스 꺾은 경제 무기가 부메랑…공화당 의회 다수당 지위 최대 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승리를 이끈 경제 문제가 오히려 2026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발목을 잡을 위기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3(현지시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9%로 올해 들어 가장 빠른 속도를 기록하고 있으며, 고용 증가세도 크게 둔화해 트럼프가 약속한 경제 부흥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식료품 가격 급등에 소비자 부담 가중


노동통계국(BLS) 발표를 보면 지난 1년간 소비자 물가는 2.9% 상승해 지난해 1월 뒤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식료품 가격 급등이 두드러져 갈은 쇠고기 가격은 13%, 계란은 11%, 커피는 21% 각각 올랐다.

고용 시장도 악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 4달간 월평균 일자리 창출은 29000개에 그쳤으며, 골드만삭스 경제학자들은 실업률이 상승 추세에 있다고 분석했다. 미시간대학교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5월 뒤 가장 낮은 수치로 떨어졌으며, 1년 전보다 21% 낮은 수준이다.

폭스뉴스 여론조사 결과 등록 유권자 52%가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를 더 나쁘게 만들었다고 답했고, 30%만이 더 좋아졌다고 답했다. 관세 등 대통령 핵심 경제 정책에 불만이 더 커지는 상황이다.

관세 정책 부작용 본격화 우려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 새뮤얼 톰스 수석 미국 경제학자는 고객 노트에서 "상품 가격에 미치는 관세 영향 약 3분의 2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앞으로 수달간 스포츠 장비, 의류, 가전제품, 신차 등이 관세 관련 가격 상승을 가장 크게 겪을 제품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930년대 뒤 가장 높은 관세를 부과했지만, 일부 관세가 내려지거나 늦춰지고 소매업체들이 관세 발효 전 추가 재고를 확보하는 등 요인으로 가격 영향이 일시적으로 완화되고 있음에도 체감 경제는 악화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기록적 수준"으로 일자리를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지만, 실제는 지난 2월 뒤 9000개 이상 일자리가 사라져 전체 제조업 고용 침체 일부가 되고 있다.

이민 단속 강화로 노동력 부족 심화


노동력 부족도 심각하다. 트럼프 행정부 강력한 이민 단속은 바이든 전 행정부보다 훨씬 엄격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 무단 국경 통과가 거의 막히면서 가용 근로자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초당파 단체인 미국정책국립재단 연구를 보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급증한 이민이 노동력 증가 거의 전부를 차지했다. 하지만 바이든 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이민 줄이기 조치를 발표한 뒤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국경순찰대 접촉 횟수가 2022년에 견줘 거의 절반으로 급감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미국이 실업률을 지금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매달 8만 개 일자리만 새로 만들면 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이민자가 많이 들어오던 시절 필요했던 16만 개 절반 수준이다. 이민 단속으로 새로 들어오는 일꾼이 줄어든 만큼 일자리 창출 부담도 덜어졌다는 뜻이다. 하지만 골드만 경제학자들은 앞으로 몇 달간 이 낮아진 기준조차 맞추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6년 중간선거 전망과 정치적 위기 우려


뉴센추리어드바이저스 클로디아 삼 수석 경제학자는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을 정말 싫어한다""관세가 팬데믹 수준 인플레이션 급등을 일으키지는 않겠지만, 다소 높은 인플레이션을 오래 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4년 대선에서 경제를 주요 관심사로 꼽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는 해리스를 81% 18%로 압도했다. 출구조사 결과 5년간 정체된 중위 가구소득(83730달러·11600만 원)에 불만을 품은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등을 돌린 것으로 분석됐다.

바이든 전 행정부 최고경제고문이었던 재러드 번스타인 현 미국진보센터 경제정책 선임연구원은 "경제 위기 문제는 미국뿐 아니라 다른 많은 나라에서도 모든 현직 대통령이 비난받는다""경제가 지금은 트럼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제학자들이 쓰는 '불행지수'는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율을 더한 숫자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제 고통이 크다는 뜻이다. 현재 미국 불행지수는 8.2점으로 지난해 86.7점보다 악화됐다. 다만 2022년 같은 달 11.9점보다는 나은 수준이다.

번스타인은 "트럼프가 경제에서 사람들이 가장 화가 나는 것을 가져다가 경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중간선거까지 14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경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경제가 유권자들이 공화당 의회 장악을 2년 더 연장할지, 아니면 민주당에게 열쇠를 넘겨줄지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