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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노동시장 ‘잡 허깅’ 급증…직장인 46%가 ‘이직 대신 현직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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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노동시장 ‘잡 허깅’ 급증…직장인 46%가 ‘이직 대신 현직 고수’

“고용 불안과 구직난에 임금 상승세 꺾이고 혁신 기회 줄어”
미국 노동시장이 일자리 구하기가 어렵고 고용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일자리를 스스로 원해서가 아니라, 새 일자리를 찾기 어렵거나 잘릴까 봐 걱정해 현재 직장에 꼼짝 않고 머무르는  ‘잡 허깅(job hugging)’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노동시장이 일자리 구하기가 어렵고 고용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일자리를 스스로 원해서가 아니라, 새 일자리를 찾기 어렵거나 잘릴까 봐 걱정해 현재 직장에 꼼짝 않고 머무르는 ‘잡 허깅(job hugging)’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미지=GPT4o
미국 노동시장이 일자리 구하기가 어렵고 고용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잡 허깅(job hugging)’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일자리를 스스로 원해서가 아니라, 새 일자리를 찾기 어렵거나 잘릴까 봐 걱정해 현재 직장에 꼼짝 않고 머무르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임금 오름세가 꺾이고 기업 혁신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난 14(현지시각) 뉴스위크가 전했다.

노동시장 불안 속 잡 허거’ 46%떠나기 위험해


구직사이트 리쥬메빌더(ResumeBuilder.com)8월 미국 근로자 2,2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46%잡 허거로 나타났다. 이들은 이직하고 싶어하면서도 현재 노동시장 상황이 불안해 떠나기 어렵다고 답했다. ‘잡 허거95%현 노동시장 상황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통계가 보여주는 고용 불안

미국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들어 구인 건수가 실업자 수를 밑돌았다. 일자리를 자발적으로 그만두는 비율도 팬데믹 최고점이던 2021~2022년과 비교해 크게 떨어져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인재 관리 업체 이글힐(Eagle Hill)이 발표한 직원 유지 지수에서는 노동자들이 앞으로 6개월 동안 현 직장에 머물려는 의사가 크게 높아졌다.

코른퍼리(Korn Ferry)의 매트 보흔 수석 파트너는 팬데믹 직후에는 임금 인상을 위해 직장을 빠르게 옮기는 문화가 강했지만, 이제는 불확실성과 물가 상승에 밀려 안정적인 근무처를 지키는 쪽으로 태도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장기 정체 불러오는 잡 허깅


심리학자 클로에 카마이클 박사는 안정이 필요해 잡을 붙드는 것과 두려움 때문에 벗어나지 못하는 잡 허깅은 다르다잡 허깅은 불만족스러운 일터에 머물도록 만들고 오래된 스트레스와 부정적 상황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UCL 경영대학원의 앤서니 클로츠 교수는 노동시장이 위축되면 자연스럽게 이직대신 잡 허깅이 늘어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직장 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묵인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도 잡 허깅뼈아파


인력 공급보다 수요가 줄면서 기업이 일방적으로 노동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이 됐다. 서밋그룹솔루션스(Jennifer Schielke) 대표는 해고 소식이 잇따르면서 직원들이 바깥의 희망을 접는 분위기라며 이는 단기적 이직률 감소라는 착시를 낳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 혁신과 성장에 악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인사관리 플랫폼 이엠플로이먼트 히어로의 케빈 피츠제럴드 이사도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다양한 도전을 하지 않으면 길게 보면 커리어가 막힌다. 특히 젊은 층이 회복력을 키울 기회를 놓치기 쉽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의 노동시장은 팬데믹 이후 대이직 시대에서 대정체 시대로급전환되고 있다. 고용 불안에 따른 묶임 현상이 노동시장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치면서, 앞으로 기업과 노동자가 모두 고민할 과제가 되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