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불안과 구직난에 임금 상승세 꺾이고 혁신 기회 줄어”

이로 인해 임금 오름세가 꺾이고 기업 혁신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난 14일(현지시각) 뉴스위크가 전했다.
노동시장 불안 속 ‘잡 허거’ 46%…“떠나기 위험해”
구직사이트 리쥬메빌더(ResumeBuilder.com)가 8월 미국 근로자 2,2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46%가 ‘잡 허거’로 나타났다. 이들은 이직하고 싶어하면서도 현재 노동시장 상황이 불안해 떠나기 어렵다고 답했다. ‘잡 허거’ 중 95%가 “현 노동시장 상황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통계가 보여주는 고용 불안
코른퍼리(Korn Ferry)의 매트 보흔 수석 파트너는 “팬데믹 직후에는 임금 인상을 위해 직장을 빠르게 옮기는 문화가 강했지만, 이제는 불확실성과 물가 상승에 밀려 안정적인 근무처를 지키는 쪽으로 태도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장기 정체 불러오는 잡 허깅
심리학자 클로에 카마이클 박사는 “안정이 필요해 잡을 붙드는 것과 두려움 때문에 벗어나지 못하는 잡 허깅은 다르다”며 “잡 허깅은 불만족스러운 일터에 머물도록 만들고 오래된 스트레스와 부정적 상황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UCL 경영대학원의 앤서니 클로츠 교수는 “노동시장이 위축되면 자연스럽게 ‘이직’ 대신 ‘잡 허깅’이 늘어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직장 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묵인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도 ‘잡 허깅’ 뼈아파
인력 공급보다 수요가 줄면서 기업이 일방적으로 노동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이 됐다. 서밋그룹솔루션스(Jennifer Schielke) 대표는 “해고 소식이 잇따르면서 직원들이 바깥의 희망을 접는 분위기”라며 “이는 단기적 이직률 감소라는 착시를 낳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 혁신과 성장에 악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인사관리 플랫폼 이엠플로이먼트 히어로의 케빈 피츠제럴드 이사도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다양한 도전을 하지 않으면 길게 보면 커리어가 막힌다. 특히 젊은 층이 회복력을 키울 기회를 놓치기 쉽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의 노동시장은 팬데믹 이후 ‘대이직 시대’에서 ‘대정체 시대로’ 급전환되고 있다. 고용 불안에 따른 묶임 현상이 노동시장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치면서, 앞으로 기업과 노동자가 모두 고민할 과제가 되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