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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틱톡 미국 앱, 중국 알고리즘 사용할 것”…안보 우려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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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틱톡 미국 앱, 중국 알고리즘 사용할 것”…안보 우려 증폭

중국 베이징의 바이트댄스 본사.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모기업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의 바이트댄스 본사.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모기업이다. 사진=로이터

중국 정부가 미국 투자자에게 매각되는 틱톡의 미국 앱이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중국산 추천 알고리즘을 그대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에서 틱톡 금지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알고리즘 사용 문제가 미·중 협상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베이징 “라이선스 계약이 최저선”


FT에 따르면 왕징타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부국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중국 당국이 알고리즘과 지식재산권을 포함한 라이선스 계약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트댄스가 틱톡 미국 이용자의 데이터와 콘텐츠 보안을 위탁 관리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측 협상대표인 허리펑 부총리와 리청강 상무부 부부장도 이번 합의안에 따라 틱톡 알고리즘 수출을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 미국 내 안보 논란 지속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은 이용자 맞춤형 영상 제공을 가능케 하는 핵심 기술이다. 그러나 미국 내 안보 강경파들은 “중국 정부가 여론조작이나 선전용으로 알고리즘을 조작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해 왔다. 미국 측은 알고리즘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으면 틱톡 미국 법인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일부 관계자들은 틱톡 미국 앱이 중국 알고리즘 일부를 활용하되 미국 내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훈련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아시아계 바이트댄스 투자자는 “중국 입장에서 최저선은 라이선스 계약”이라며 “중국은 자국 기술을 미국과 세계로 수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 매각 협상 난항…트럼프 승인 여부 관건


양국은 이틀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협상을 벌인 끝에 이번 기본 합의안을 도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틱톡을 전면 차단하는 법률에도 불구하고 매번 개입해 앱을 유지시켜 왔다. 현행 ‘분리 또는 금지’ 법은 미국 대통령이 바이트댄스의 분리 여부를 최종 판단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트럼프의 승인 여부가 이번 협상 타결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고 FT는 전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틱톡 미국 앱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며 안드리센 호로위츠·블랙스톤 등 미국 투자자들이 지분 절반을 보유하고, 제너럴 애틀랜틱·서스퀘호나·KKR 등 기존 투자자들이 30%를 보유하는 구조가 검토됐다. 오라클은 미국 내 서버 보안 담당자로 참여해 소수 지분을 갖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가 이탈하면서 이번 합의안이 당시 안과 동일할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 “중국 알고리즘 유지가 핵심”


미국 측 협상에 참여한 한 자문가는 “결국 중국이 알고리즘을 지켰다”며 “트럼프가 최종적으로 양보하는 ‘타코(Taco)’ 거래”라고 비꼬았다. 타코는 ‘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항상 막판에 물러선다)”의 머리글자를 딴 말로 타코 거래란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하게 압박하다가 결국에는 양보하는 합의를 조롱하는 표현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 독립 법인이 알고리즘을 완전히 운영해야만 법적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고 지적하지만, 실제 합의안은 중국과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절충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