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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원자재 수요 감소로 글로벌 트레이더들 약세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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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원자재 수요 감소로 글로벌 트레이더들 약세 전환

원유 순매수 포지션 15년 최저...전기차 확산으로 석유 수요 구조적 감소
옥수수·밀 선물도 매도 압력...무역 긴장과 식량 안보 정책이 변수
중국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석유 및 기타 일부 원자재의 선물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거래자들 사이에서 약세 심리가 촉발되고 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석유 및 기타 일부 원자재의 선물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거래자들 사이에서 약세 심리가 촉발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중국의 전기차 확산과 소비 감소로 석유와 곡물 등 국제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글로벌 트레이더들이 약세 포지션을 늘리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9월 9일 현재 11개 주요 원자재에 대한 비상업적 순매수 포지션은 총 25만3,890계약으로 2024년 말보다 59% 감소했다.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130만 계약 이상으로 급증했던 것과 비교해 약 80%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원유 시장에서 약세 심리가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원유 벤치마크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순매수 포지션은 9월 9일 현재 8만1,844계약으로 작년 말보다 68% 감소했다. 이는 2010년 9월 이후 15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원유 수요 감소의 핵심 원인은 중국의 전기차 확산이다. 한때 에너지 자원 수요로 원유 시장을 주도했던 중국이 전기차 채택을 늘리면서 휘발유와 디젤 등 연료 수요를 줄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의 휘발유 수요가 2021년에 정점을 찍고 감소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2030년까지 중국의 수요는 2025년 수준보다 약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모든 석유 제품에 대한 수요는 2030년 이전에 정점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

리서치 회사 마켓엣지의 츠토무 코스게 책임자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중국 수요가 성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원유를 매수할 이유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농산물 시장도 매도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가축 사료와 바이오에탄올 원료로 사용되는 옥수수 선물은 9월 9일 현재 5만4,244계약의 순매도 포지션을 보유하며 4개월 연속 매도세가 우세했다.

옥수수 생산은 미·중 무역 마찰의 영향을 받았다. 미국 농장들이 중국 수입 감소 우려로 대두보다 옥수수로 생산을 전환한 데다 좋은 기상 조건까지 겹쳐 옥수수 수확량이 기록적 수준을 보이고 있다.

미국산 옥수수 생산량은 2025년 9월부터 2026년 8월까지 재배기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미국 옥수수 수출의 7%를 차지했기 때문에 중국의 옥수수 수입 중단으로 공급 과잉이 우려되고 있다.

밀 선물에 대한 순매도 포지션도 총 8만2,139계약에 달한다. 중국은 식량 가격 상승과 미국과의 긴장 고조 속에서 2023년부터 식량 안보를 촉진해왔다. 밀은 쌀과 함께 자급자족이 필요한 상품으로 지정되어 있어 옥수수 및 기타 곡물에 비해 수입 감축에 대한 더 큰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마켓리스크어드바이저리의 히가키 겐이치로는 "악천후나 수요 급증 같은 시장 영향 요인이 없는 가운데 주요 옥수수와 밀 생산국이 좋은 수확을 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트레이더들이 낙관적으로 돌아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수요 약화는 글로벌 경제 변화도 촉발할 수 있다. 노무라증권의 타카시마 유키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원자재를 소비하는 국가들은 공급 과잉으로 인한 국제 원유와 농산물 가격 추가 하락으로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