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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미국, 조선업에 17조원 추가 투자...프리깃함은 3년 지연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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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미국, 조선업에 17조원 추가 투자...프리깃함은 3년 지연 역설

오스탈 USA "불확실성 속에서도 조선업 호황기", 한화그룹 지분 확대 주목
미래의 USS 라파예트(FFG 65)의 해군 렌더링은 라파예트 후작과 미국 독립 전쟁 중 그의 복무를 기리기 위해 명명되었다. USS 라파예트는 새로운 컨스텔레이션급 호위함 중 네 번째가 된다. 사진= 미 해군이미지 확대보기
미래의 USS 라파예트(FFG 65)의 해군 렌더링은 라파예트 후작과 미국 독립 전쟁 중 그의 복무를 기리기 위해 명명되었다. USS 라파예트는 새로운 컨스텔레이션급 호위함 중 네 번째가 된다. 사진= 미 해군
미국 국방부가 조선 산업 기반 강화를 위해 2028 회계연도까지 126억 달러(176000억원)를 추가 투입할 계획인 가운데, 한국 조선소들이 미군 조선사업에 참여할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

앨라배마 뉴스를 전하는 에이엘닷컴(al.com)이 지난 21(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조선업계는 여러 불확실성에도 전례 없는 투자 붐을 맞고 있다.

미국 정부, 조선업에 126억 달러 추가 투입 계획


정부 회계 감사국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2014 회계연도부터 2023 회계연도까지 조선 산업 기반에 58억 달러(78000억 원) 이상을 썼으며, 2028 회계연도까지 126억 달러(176000억 원)를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중국과 해상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군함이 필요하다는 국방부와 의회 지도자들의 판단 때문이다.

오스탈 USA의 래리 라이더 비즈니스 개발 및 대외 담당 부사장은 "조선에 쏟는 긍정적인 관심과 투입되는 자금이 불확실성보다 훨씬 크다""의회와 행정부에서 조선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지금은 조선업에 꽤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주요 조선 투자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턴 쉽빌딩 그룹은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스가 미시시피에서 건조하는 구축함을 위해 플로리다주 파나마시티에 구조 단위를 건설할 예정이며, 캐나다의 다비 쉽빌딩(Davie Shipbuilding)은 해안경비대 쇄빙선 건조를 위해 갤버스턴 조선소에 10억 달러(13900억 원)를 투입할 계획을 밝혔다.

프리깃함 프로그램 지연에도 "조선업 호황" 평가


오스탈 USA20204월 해군 프리깃함 계약에서 탈락해 핀칸티에리 마리네트 마린에 밀렸으나, 그해 6월 국방부로부터 5000만 달러(690억 원)의 보조금을 받아 철강 조선 능력을 키웠다. 현재 3가지 등급의 강철 선박을 연속 생산하고 있으며, 두 개의 주요 확장 프로젝트를 통해 인력을 현재 약 3000명에서 약 50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반면 승자였던 핀칸티에리의 컨스텔레이션급 프리깃함 프로그램은 설계 변경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회 조사국 보고서에 따르면 "선박 설계 완료 지연 때문에 건조 지연이 늘어나고 있다", 컨스텔레이션급의 첫 번째 선박이 당초 계획된 2026년이 아닌 2029년에 인도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오스탈 USA8억 달러(11000억 원)의 확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마스터 보트 빌더스와 양해각서를 맺어 코든에 기반을 둔 소규모 조선소에 작업을 맡기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설계 변경·비용 증가 등 구조적 문제 지적


라이더 부사장은 미국 조선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해군이 기존 선박 설계를 바탕으로 새로운 함정을 만들 때 "85%는 기존 설계를 그대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5%만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결국 대부분을 새로 설계해야 했다""해군에서 개선해야 할 것 중 하나는 요구 사항을 정의하고 고정한 다음 조선소가 설계하고 건조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건설을 하는 동안 설계를 변경하거나 건설하는 동안 설계를 마무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인프라가 필요하지 않은 영역 중 하나로, 정책과 과정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스탈이 건조 중인 나바호급 인양선(T-ATS) 프로그램에서도 "선박 내부 문이 벽 쪽으로 열려서 작동하지 않는 설계 오류가 발생해 변경이 필요한 문제"가 생겼다고 라이더 부사장은 전했다.

한국 조선소, 미군 조선사업 참여 늘어나


국내 생산량을 늘리는 정책과 함께 한국 조선소의 미군 조선사업 참여도 늘어나고 있으며, 한화그룹의 오스탈(Austal) 지분 인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한화는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 지분 9.906%를 직접 보유하고 있으며, 현지 증권사와 체결한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통해 추가로 9.9%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확보했다. 이를 합산하면 총 19.806% 지분을 확보해, 현재 17.09%를 보유한 타타랑 벤처스(Tattarang Ventures)를 제치고 오스탈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는 규모다.

한화는 미국 투자심의위원회(CFIUS)로부터 오스탈 지분을 늘릴 수 있는 승인을 받아, 미국 측 규제 관문은 통과했다. 다만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의 최종 승인이 남아 있으며, 호주 재무부는 조만간 19.9% 지분 보유 안건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한화는 이 지분을 바탕으로 오스탈 이사회 참여권을 확보하고, 자사의 스마트 조선 기술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해 미국·호주 시장에서의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미국의 해양 지배력 회복"이라는 제목의 행정 명령을 통해 미국 조선에 대한 전면적인 재평가를 제시했으며, 해양 및 산업 역량국으로도 알려진 조선국 설립을 촉구했다. 또한 미국, 영국, 호주 간의 오커스(AUKUS) 안보 협정 검토를 통해 오스탈 USA와 모회사인 오스탈이 자율성과 같은 문제에 대해 보다 쉽게 협력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공중 드론전 기술과 전술의 급속한 발전을 촉진하면서, 군 지도자와 조선소 모두에게 무인 선박 개발이 시급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오스탈 USA는 파트너인 L3해리스 및 제너럴 다이내믹스 미션 시스템스와 함께 고속수송선(EPF) 중 하나인 USNS 아팔라치콜라를 해군 평가를 위한 자율 선박으로 개조했으며, 지난해 1월에는 "처음부터 자율 작전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선박인 OUSV-3로 알려진 뱅가드를 진수했다.

라이더 부사장은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으며 한두 개의 큰 프로그램에 의존하지 않는다""지금 갖고 있는 조선소에 투자하고 있고, 핀칸티에리(이탈리아 조선사)도 확장되고 있으며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즈(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도 확장되고 있어서 우리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