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비핵화 목표를 포기한다면 대화에 나설 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어 그는 "나는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이 트럼프와 김정은의 좋은 관계에 대해 언급한 적은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이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초 재집권을 전후해 수 차례나 김 위원장과 친분을 언급한 바 있는데 이에 호응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가장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물리적 거리가 아주 가까워질 경주 APEC정상회의가 유력하다. 김 위원장이 APEC에 참석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지만 두 정상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뭉칠 수 있을 만큼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물론 김 위원장이 '비핵화 포기'를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기 때문에 논리적으로만 보면 북미 간 대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는 한반도 비핵화가 목표라는 점을 확고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은 물론 한국도 북한과 의미 있는 대화를 위해선 '비핵화 목표'에 대해 어느 정도 유연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목표'와는 별개로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로 부르며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 현실을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