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더리움 한계 넘는 ETF 승인…업계 “새 전환점”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SEC의 이번 결정으로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는 자사의 디지털 대형주 펀드(티커명 GDLC)를 ETF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미국 투자자들은 하나의 규제 상품을 통해 여러 디지털 토큰에 동시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펀드 구성은 비트코인 비중이 70% 이상, 이더리움 약 17%, 나머지는 리플의 엑스알피(XRP), 솔라나 및 카르다노에 분산돼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치가 올해 들어 이어진 암호화폐 시장의 굵직한 전환점 중 하나라고 평가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기존 증권 계좌를 통해 덜 알려진 토큰에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제임스 세이퍼트 애널리스트는 “현재 일부 펀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만 담고 있지만, GDLC는 추가로 세 가지 자산을 포함한다”면서 “이는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더 많은 상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 지수나 바스켓 형태의 상품이 향후 가장 큰 규모의 암호화폐 상장지수상품(ETP) 카테고리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를 맞아 규제 당국이 암호화폐에 한층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SEC는 최근 수주간 다중 토큰을 담은 ETF 출시 허용을 놓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ETF 발행사들은 미국 시장에서 비트코인 ETF가 거둔 성공을 바탕으로, 더 다양한 암호화폐 기반 상품을 내놓기를 원해 왔다. 현재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 ETF는 블랙록이 운용하는 상품으로 약 900억 달러(약 120조 원)에 달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다른 운용사들도 다중 토큰 펀드 출시를 추진 중이다. 아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액티브 암호화폐 ETF를 신청했고, ETF 발행사 비트와이즈 역시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이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주주인 트럼프 미디어앤테크놀로지 그룹은 올해 초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XRP 및 크로노스에 투자하는 ‘트루스 소셜 크립토 블루칩 ETF’를 신청한 바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세이퍼트 애널리스트는 비트와이즈의 다중 토큰 상품인 ‘비트와이즈 10 크립토 인덱스 펀드’도 조만간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해당 펀드는 대형 토큰 뿐만아니라 수이(Sui), 체인링크, 아발란테, 라이트코인 등에도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SEC는 지난 17일 상품 기반 ETF, 특히 일부 암호화폐 토큰과 연계된 ETF의 상장 절차를 신속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 변경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각종 암호화폐 기반 상품이 ETF 형태로 조만간 거래를 시작할 가능성이 열렸다. 이는 이미 시장에 출시된 약 90개의 암호화폐 ETF에 더해지는 셈이다.
다만 다양한 암호화폐 기반 ETF 출시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 기준 최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과 2위인 이더리움이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두 종목이 전체 디지털 자산 시가총액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새로운 상품과 투자수단 등장에도 소규모 대체 코인들이 뚜렷한 입지를 확보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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