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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오픈AI, 소프트뱅크·오라클과 4000억 달러 AI 동맹…미국에 데이터센터 5곳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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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오픈AI, 소프트뱅크·오라클과 4000억 달러 AI 동맹…미국에 데이터센터 5곳 신설

원전 7기 맞먹는 7GW 전력 확보…MS 의존 벗고 'AI 인프라 독립' 선언
엔비디아와는 1000억 달러 별도 투자…AI 컴퓨팅 자원 '블랙홀' 되나
오픈AI가 소프트뱅크그룹, 오라클 등과 손잡고 미국 내 5곳에 AI 데이터센터를 신설한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의존에서 벗어나 AI 인프라 독립을 선언하고, 엔비디아와 별도 투자를 통해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오픈AI가 소프트뱅크그룹, 오라클 등과 손잡고 미국 내 5곳에 AI 데이터센터를 신설한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의존에서 벗어나 AI 인프라 독립을 선언하고, 엔비디아와 별도 투자를 통해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사진=로이터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의 선두 주자인 오픈AI가 AI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초대형 기반 시설의 큰 그림을 공개했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대기업인 소프트뱅크그룹(SBG), 오라클과 손잡고 앞으로 3년간 4000억 달러(약 558조 원)를 들여 미국 곳곳에 원자력발전소 7기와 맞먹는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짓는 '스타게이트' 계획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획을 AI 기술 개발에 꼭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확보하려는 오픈AI의 담대한 전략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풀이한다.

24일(현지시각) 닛케이에 따르면 미국 오픈AI가 SBG와 오라클과 함께 미국 AI 기반 시설을 만드는 '스타게이트' 계획에 따라 텍사스주와 뉴멕시코주, 오하이오주를 포함한 5곳에 새 데이터 센터를 짓는다고 발표했다. 자세한 터는 텍사스주 셰클퍼드 카운티와 마일럼 카운티, 뉴멕시코주 도냐아나 카운티,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그리고 아직 공개하지 않은 중서부 지역 등이다. 이미 공사를 시작한 곳을 포함한 전체 투자 규모는 앞으로 3년간 4000억 달러(약 558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는 오픈AI와 SBG가 지난 1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4년간 5000억 달러(약 698조 원) 투자 계획을 구체화한 것이다. 당시 계획이 워낙 커서 일부에서 실현 가능성을 의심하기도 했지만, 이번 발표로 전체 계획의 80%에 이르는 사업이 궤도에 올랐음을 분명히 했다. 오픈AI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했던 투자 계획을 순조롭게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타게이트' 계획의 규모는 데이터 센터의 힘을 보여주는 전력 사용량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5개 거점에서 쓸 총 전력량은 7기가와트(GW)에 이른다. 이는 보통 1GW급인 원자력발전소 7기가 생산하는 전력과 맞먹는 엄청난 양이다. AI 모델 개발과 운용에 막대한 전력이 드는 점을 생각하면, 앞으로 더욱 발전할 AI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반을 다지는 일이다.
한때 업계에서는 터 선정이 늦어지는 탓에 계획에 어려움이 있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오픈AI와 SBG는 이런 걱정을 해소하며 "예정보다 빠른 2025년 말까지" 투자 계획이 목표 금액에 이를 것이라고 밝혀, 계획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렸다.

소프트뱅크·오라클과 역할 분담…AI 동맹 '본궤도'


협력사마다 맡은 역할도 뚜렷해졌다. 오픈AI는 먼저 SBG와 손잡고 데이터 센터 2곳을 짓는다. 이 가운데 중서부 오하이오주 로즈타운과 텍사스주 마일럼 카운티에 각각 1곳씩 데이터 센터를 세우며, 특히 계열 발전 전문 기업인 SB에너지를 통해 데이터 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직접 공급할 계획이다. 두 회사가 힘을 합쳐 앞으로 1년 6개월 안에 확보할 전력량만 1.5기가와트다. 클라우드 컴퓨팅 강자인 오라클과는 더욱 가까운 협력 관계를 맺는다. 오픈AI는 오라클과 맺을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 규모가 앞으로 5년간 3000억 달러(약 418조 원)를 넘을 것이라고 알렸다. 양사는 지난 7월, 총 4.5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 센터 개발 계획을 밝혔고, 이 합의에 따라 텍사스와 뉴멕시코, 중서부 지역에 3곳의 거점을 마련한다. 오라클이 데이터 센터를 짓고 오픈AI가 사용료를 내는 식으로 협력한다.

특히 텍사스는 전력이 풍부하고 인허가 절차가 빠르며 인력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AI 데이터 센터의 최적지로 꼽힌다. 이미 애빌린 지역에서는 첫 번째 스타게이트 단지가 돌아가고 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고성능 AI 모델을 운영하려면 대규모 컴퓨팅 기반 시설이 꼭 필요하다"며 "최근 크게 늘어난 챗GPT 사용량을 감당하고 앞으로 더 강력한 AI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컴퓨팅 기반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이번 투자의 뜻을 설명했다. 이번에 발표한 새 센터들은 2~3년 안에 완공되며, 미국 AI 기반 시설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스타게이트'와 별개로 엔비디아와 10GW 동맹


이번 '스타게이트' 계획과 따로, 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인 엔비디아와 초대형 협력도 추진한다. 오픈AI는 지난 22일, 엔비디아에서 최대 1000억 달러(약 139조 원) 투자를 끌어왔다고 발표했다. 이 돈은 엔비디아의 최첨단 반도체를 써서 최소 10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미국 안에 짓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엔비디아와의 협력 규모는 '스타게이트' 계획 전체를 뛰어넘는다. 오픈AI가 여러 협력 관계를 통해 AI 기반 시설을 엄청나게 늘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움직임은 오픈AI의 큰 틀의 전략 변화를 뜻한다. 대표 서비스인 대화형 AI '챗GPT' 개발과 운용을 위해 지금까지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상당 부분 기댔다. 하지만 이제 SBG, 오라클, 엔비디아 같은 각 분야 최고 기업들과 힘을 합쳐 자체 전용 데이터 센터를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반 시설 독립을 이루고 AI 기술 경쟁에서 격차를 크게 벌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다. AI 서비스의 성능과 확장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동시에, 미국 기술 주도권을 단단히 하려는 핵심 전략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