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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엑사원 기반 금융 AI 에이전트 첫 출시…英 LSEG와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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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엑사원 기반 금융 AI 에이전트 첫 출시…英 LSEG와 협력

뉴스·공시 분석부터 종목 예측까지…AI가 금융 전 과정 수행
LSEG, 美 상장사 5000여 종목 분석해 'AI 주식 예측 점수' 제공
(왼쪽부터)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과 사이먼 유든 LSEG 퀀트 및 데이터 총괄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과 사이먼 유든 LSEG 퀀트 및 데이터 총괄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

LG가 자체 개발한 초거대 인공지능(AI) '엑사원(EXAONE)'을 기반으로 한 금융 AI 에이전트를 처음으로 출시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한국 AI 기술의 경쟁력을 입증하며 수익 창출 본격화에 나섰다.

LG AI연구원과 LSEG는 지난 19일(현지시각) 런던증권거래소에서 금융 AI 에이전트 '엑사원 비즈니스 인텔리전스(EXAONE-BI)' 상용화를 공식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LSEG 주요 경영진과 이홍락·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원장 등이 참석했다.

'엑사원-BI'는 데이터 수집부터 분석, 미래 예측, 보고서 작성까지 사람의 개입 없이 AI가 전 과정을 수행하는 금융 특화 에이전트다. LG AI연구원은 이를 위해 △뉴스와 공시 등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AI 저널리스트', △시장 전망을 도출하는 'AI 경제학자', △종목 분석과 보고서를 작성하는 'AI 애널리스트', △투자 판단을 돕는 'AI 의사결정자' 등 4개 역할의 AI를 협력 구조로 설계했다.

LSEG는 이 시스템을 활용해 미국 상장 주식 5000여 종목을 매일 분석, 'AI 주식 예측 점수(AEFS)'라는 데이터 상품으로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 금융 AI 서비스가 요약이나 단순 점수 제공에 그쳤다면, 엑사원-BI는 예측 근거와 해설까지 담아 '블랙박스' 한계를 극복한 것이 특징이다.

LG와 LSEG는 금융 시장 변동성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수요가 커지는 환경에서 AI 에이전트 도입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토드 하트만 LSEG 데이터·피드 그룹 총괄은 "LG와의 협력은 고객에게 신뢰성 있는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제공해 금융 생태계 전반에 가치를 창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 역시 이번 성과를 그룹 차원의 신성장 축으로 삼고 있다. 임우형 공동 원장은 "엑사원-BI는 개별 전문가 역할을 수행하는 AI가 협력해 집단 지능을 발휘하는 구조"라며 "버티컬 AI 기술의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됐고, 이를 활용한 수익 창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BI를 통해 금융 데이터를 넘어 제조, 에너지,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AI 에이전트 기술을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AI 환각(hallucination) 문제를 줄이기 위해 생성 결과의 해설 충실도와 점수 산출 근거를 지속적으로 검증·개선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업계는 이번 협력이 한국과 영국 간 첫 금융 분야 AI 파트너십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한다. 글로벌 금융 데이터의 허브인 LSEG가 LG의 기술을 채택했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AI 기술의 신뢰성을 높이는 신호라는 것이다. 동시에 금융사들이 고도화된 데이터 분석 수단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상황에서 LG가 시장 선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LG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에이전틱 AI(Agentic AI)' 시대의 문을 열겠다는 구상이다. 단순 대화형 AI를 넘어, 사람이 직접 개입하지 않아도 AI가 의사결정까지 지원하는 시스템을 산업 전반에 확산시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한다는 목표다.

구광모 LG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일상에서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해 소중한 시간을 보다 의미 있게 쓰도록 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엑사원-BI 출시가 그룹 차원의 비전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오른쪽에서 네 번째부터)이화영 LG AI연구원 AI사업개발부문장,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이미지 확대보기
(오른쪽에서 네 번째부터)이화영 LG AI연구원 AI사업개발부문장,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