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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군, '재래식 잠수함'으로 인도-태평양 전력 강화 추진… "저렴한 치사율"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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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군, '재래식 잠수함'으로 인도-태평양 전력 강화 추진… "저렴한 치사율" 강조

고가 핵추진 잠수함 한계 극복 목표…한-일 동맹국과 협력 통한 대량 생산 구상
대함·지상 공격 순항 미사일 탑재, '분산 함대' 구축으로 중국 위협 대응
버지니아급 고속 공격 잠수함 USS 미네소타(SSN-783)가 2025년 3월 16일 목격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버지니아급 고속 공격 잠수함 USS 미네소타(SSN-783)가 2025년 3월 16일 목격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 해군이 중국과의 잠재적 분쟁에 대비하여 고가의 핵추진 잠수함(SSN)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대함 및 지상 공격 순항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재래식 동력 잠수함(SSG) 함대를 대량으로 구축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이는 더 작고 비용 효율적인 잠수함을 동맹국과 협력하여 생산함으로써 '저렴한 치사율(Lethality on the Cheap)'을 확보하고 강력한 분산 함대를 가능하게 하려는 전략이라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 해군 연구소 웹사이트에 게재되었다.

미국 잠수함 부대는 현재 Mk 48 첨단 능력 어뢰를 사용하는 고가의 핵추진 고속 공격 잠수함(SSN)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의 정보수집 및 선박 위치 파악 능력이 향상되면서, 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미국 SSN의 상대적으로 제한된 수와 어뢰의 제한된 가용성은 분쟁에서 미국의 불리함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 해군 짐 할셀 중령은 "인민해방군 해군(PLAN)과 같은 현대적이고 기술적으로 진보된 적과의 충돌에서 미국 잠수함 부대는 미국 항공모함과 상륙함을 위협할 수 있는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적 수상함을 효율적으로 무력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서는 원거리에서 선박과 지상 기반 자산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강력한 해상 발사 순항 미사일과 결합된 비용 효율적인 현대식 잠수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미국 잠수함은 1997년 UGM-84A 해저 발사 하푼 미사일을 퇴역시킨 이후 대함 미사일 없이 운영되어 왔다. 2018년 림팩(RimPac) 훈련에서 USS 올림피아(SSN-717)가 하푼 미사일을 발사하며 능력을 복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버지니아급 잠수함과 호환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블록 V 해상 타격 토마호크가 곧 SSN에 배치될 예정이지만, 아직 테스트 단계에 있어 이 분야의 심각한 격차는 여전하다.

할셀 중령은 수직 발사 시스템(VLS) 및 버지니아 페이로드 튜브(VPT)와 같은 최신 전달 시스템과 호환되는 잠수함 발사 대함 순항 미사일(ASCM)이 필요하며, 이를 대량으로 건조할 수 있는 재래식 추진 순항 미사일 잠수함(SSG)이 해군에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새로운 버지니아급 SSN의 선체당 비용은 40억 달러를 초과한다. 반면, 일본은 공기 독립 추진(AIP) 기능을 갖춘 소류급 잠수함에 선체당 약 5억3600만 달러를 지출했고, 최신 타이게이급 잠수함은 4억7300만 달러에 건조되고 있다. 한국은 VLS 셀 6개를 통합한 KSS-III급 재래식 추진 잠수함을 선체당 약 8억4500만 달러에 건조했다.

할셀 중령은 "미국이 비슷한 비용으로 유사한 능력을 갖춘 선박을 생산할 수 있다면 새로운 버지니아급 선박 한 척당 비용으로 SSG 5척을 구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래식 잠수함은 건조 비용뿐만 아니라 유지 관리도 저렴하여 급유 물류가 간단하고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또한, 각 SSG 선체에 VLS 셀 또는 7개의 미사일 용량 VPT 중 2개를 통해 14개의 ASCM이 장착된다면, 5척의 SSG는 70개의 ASCM을 탑재하게 되어 동일한 비용으로 버지니아급 SSN 1척이 운반할 수 있는 42개의 ASCM보다 더 많은 공격력을 제공한다.

가장 매력적인 기회 중 하나는 주요 인도-태평양 동맹국과의 협력이다. 일본, 한국, 호주는 수십 년 동안 비핵 추진 잠수함을 운용하고 건조한 경험이 있으며, 이들과 협력하면 미국은 설계부터 시운전까지의 일정을 단축하고 기존 기술 전문 지식을 활용하며 개발 비용을 분담할 수 있다.

한국의 KSS-III급과 일본의 타이게이급은 VLS 및 AIP 기술을 통합하여 공동 설계 과정에서 활용하기에 이상적인 플랫폼이다. 이러한 협력은 AUKUS Pillar II의 목표와도 일치한다.

재래식 동력 잠수함은 핵추진 장치에 비해 최고 속도가 낮고 사거리가 짧으며 내구성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국 기지에 전방 기지를 배치함으로써 보완할 수 있다.

일본의 구레, 사세보, 요코스카, 괌, 호주 북부, 필리핀 수빅만 등이 잠재적인 모항이 될 수 있으며, 이러한 잠수함을 수용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는 핵추진 잠수함과 같은 특별한 유지 보수 시설이 필요 없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개발될 수 있다.

또한, 공기 독립 추진(AIP) 및/또는 첨단 배터리 기술(리튬 이온 배터리)을 설계에 통합함으로써 시끄러운 디젤 엔진의 정기적인 작동 필요성을 줄여 작전적 한계를 더욱 완화할 수 있다.

최근의 행정 명령은 해양 산업 기반 활성화에 대한 독특한 정책 창구를 제공한다. 재래식 잠수함 프로그램은 조선 역량 회복, 미국 해양 생산에 대한 동맹국 투자 강화, 숙련된 직업과 엔지니어에게 지속적인 고용 제공 등 행정 명령의 핵심 목표와 일치한다.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국 해양 연대의 상징이 될 수 있다.

유능한 대함 및 지상 공격 순항 미사일과 동맹국과 공동으로 건조된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재래식 잠수함 함대의 조합은 미래의 분쟁에서 강력한 자산이 될 것이며, 해군이 인도-태평양의 도전에 대비하고 향후 10년 동안 직면할 수 있는 전투를 위한 실용적이고 동맹국이 건설한 임무 중심의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