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I 90 돌파하며 1980년 이후 최고치...4000달러 눈앞에 두고 단기 과열 우려

1일(현지시각) 암호화폐 전문매체 핀볼드(Finbold)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금값의 월간 상대강도지수(RSI)가 90까지 치솟아 198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RSI가 이처럼 과열 구간에 진입한 것은 상승 모멘텀이 소진 단계에 들어섰음을 의미하며, 역사적으로 조정 국면이나 장기간의 횡보로 이어진 사례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금의 기술적 지표가 극단적인 과매수 수준에 도달했던 마지막 시점은 1980년 이른바 ‘버블 정점’ 시점으로, 당시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수년간 급락세를 기록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각국 중앙은행의 매수, 인플레이션 및 달러 가치 하락에 대한 헤지 수요 등이 어우러지며 금값을 밀어 올린 주요 요인이 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과열된 RSI가 1980년 이후와 같은 급격한 조정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4000달러 눈앞...셧다운 우려가 수요 자극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금값은 온스당 40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도 금값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전망과 최근 미국 국채 수익률 하락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점도 금값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날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97.135까지 하락하며 4거래일 연속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중장기적으로 온스당 4000달러를 넘어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BNP파리바의 필리프 기젤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전 세계적으로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여전히 확대되는 가운데 고질적인 인플레이션 환경 속에서 투자자들이 전통적인 60대 40 자산 배분 전략에서 벗어나 금과 같은 실물자산으로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현재 금 및 관련 자산은 전 세계 평균 투자 포트폴리오의 2%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야구에 빗대 표현하자면 아직 2회나 3회 초에 불과하며 4000달러는 끝이 아니라 사상 최강의 귀금속 강세장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기술적 과열 신호가 경고하는 급격한 조정 리스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금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들이 집중돼 있어 약세 전망을 찾기 어렵다”면서도 “낙관적 기대가 지나치게 쏠릴 경우 시장 과열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