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시와 협의로 철수 번복…“지분 재조정·외부 투자·토지 사용료 인하” 요청

지난 4일(현지시각) 현지 매체 비엣남에 따르면 정성호 롯데프로퍼티즈 호찌민 대표이사는 호찌민시 인민위원회 응우옌 반 두옥 위원장과 실무 회의에서 “지난 9월 29일 면담을 계기로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2024년 9월 개발사로 지정된 투티엠 에코 스마트시티 사업은 기능구역 2A에 들어서며 전체 부지 7만4513㎡, 투자액 20조 1000억 동(약 1조 750억 원)에 이른다. 백화점·쇼핑몰·호텔·오피스·주거공간이 어우러진 복합단지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베트남 투자 확대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해 왔다.
지난 8월 사업을 중단하려 한 배경에는 사업비와 토지 사용료 급등이 있다. 당초 8억 8400만 달러(약 1조 2400억 원)로 예상했던 비용이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 탓에 3조 5000억 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토지 사용료도 1000억 동(약 53억 원)에서 1조 동(약 530억 원)으로 열 배가 뛰었다. 롯데는 8월 20일 호찌민시에 사업 중단과 부지 반환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응우옌 반 두옥 위원장은 “호찌민시는 국내외 투자자를 환영하며 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재무부는 롯데가 공식 철수 서류를 내지 않아 여전히 공식 투자자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양측은 지분 구조 조정 방식과 외부 자금 유치 방안, 토지사용료 인하를 놓고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결정은 8년째 지연되던 사업이 정상 궤도로 돌아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