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유기 골격체 개발 공로

올해 노벨화학상은 금속·유기 골격체를 개발한 기타가와 스스무 일본 교토대 교수, 리처드 롭슨 호주 멜버른대 교수, 오마르 M. 야기 미국 UC버클리대 교수 등 3인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시각) 이 같은 공로를 인정해 이들 3인에게 노벨화학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금속·유기 골격 구조체(Metal-Organic Frameworks, MOF)를 설계해 이산화탄소 포집, 유해물질 저장, 수분 추출 등 다양한 환경 응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MOF는 구조의 유연성과 내부 공간 활용도가 높아 친환경 에너지와 신소재 분야에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이날 "금속 이온과 유기 분자를 결합해 새로운 분자 건축 방식을 정립했다"며 MOF 연구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MOF는 금속 이온이 기둥 역할을 하고, 이를 긴 유기 분자가 연결해 내부에 규칙적인 빈 공간을 만드는 결정 구조체다. 이러한 구조는 특정 분자만을 선택적으로 흡착하거나 반응시킬 수 있어, 이산화탄소 포집·수분 추출·촉매 반응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된다.
왕립과학원은 "MOF는 맞춤형 소재 설계를 가능하게 해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기능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MOF 연구는 1980년대 후반 분자 내부의 공간을 활용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했다. 이후 과학자들이 구조의 안정성과 유연성을 확보하면서 MOF는 실험적 소재에서 실용적 재료로 발전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는 내부 공간에서 기체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음이 입증되며, 물질 설계의 새 장을 열었다.
현재 전 세계에서는 수만 종의 MOF가 합성돼 환경·에너지 분야의 핵심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공기 중 수분을 포집하거나 독성 가스를 저장하고, 폐수 속 의약물질을 분해하거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기술 등이 실제 적용 단계에 들어섰다.
또한 전기전도성 조절, 수소 저장, 촉매 반응 등 차세대 산업에도 응용 가능성이 크다.
왕립과학원은 "MOF 연구는 화학을 넘어 기후위기와 자원순환 같은 인류의 근본 과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노벨화학상 상금은 총 1100만 스웨덴 크로나, 한화 약 14억 원 규모다.
한편 일본에서는 지난 6일 사카구치 시몬 일본 오사카대 석좌교수가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또다시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됐다.
이로써 일본 학자가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에 이어 화학상도 수상했다. 6일 발표된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에는 사카구치 시몬 일본 오사카대 석좌교수가 포함됐다.
이 밖에 노벨 문학상은 9일, 노벨 평화상은 10일, 노벨 경제학상은 13일 각각 발표될 예정이다. 올해 노벨상 상금은 약 1100만 크로나(한화 약 16억6496만 원) 규모다.
2025년 노벨상은 미시세계의 원리가 인간 삶과 지구 환경을 바꾸는 실질적 해답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초과학의 집념이 다시금 현실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되고 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