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 내부에서 향후 금리정책을 둘러싼 의견차가 커지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노동시장 둔화 위험이 더 크다”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반면, 마이클 바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신중론을 강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 윌리엄스 “노동시장 둔화가 더 큰 리스크”
윌리엄스 총재는 지난 8일 뉴욕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노동시장의 추가 둔화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對中)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예상만큼 자극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과 고용에 하방 위험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현재 금융시장에서도 오는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3.75~4.00%로 낮출 가능성을 95%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 바 이사 “인플레이션 압력 여전…성급한 완화는 위험”
반면 마이클 바 연준 이사는 별도로 행한 연설에서 “노동시장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위험은 여전하다”며 “정책 조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을 갱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 이사는 “기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연말까지 3%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헤드라인 물가가 목표치인 2%로 복귀하는 시점은 2027년 말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6년 반 이상 목표치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미국민이 이미 높은 물가를 견딘 만큼 더 긴 지연은 부담”이라고 했다.
그는 또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며 “관세가 단기적 요인에 그친다는 낙관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 내부 균열 드러난 연준…“무위험한 선택은 없다”
지난달 연준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결정을 내렸으나 내부에선 인하 폭을 둘러싸고 이견이 컸다. 당시 11대 1로 인하가 결정됐지만 일부 위원은 “동결이 더 적절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당시 “노동시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 사이의 균형이 어려운 시점”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바 이사도 이날 “현재 연준의 통화정책은 위험 없는 선택이 존재하지 않는 어려운 국면에 있다”며 파월 의장의 표현을 그대로 인용했다.
한편,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인공지능(AI) 투자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이 반등했지만 이는 연준의 완화 기조에 변화를 주기엔 충분치 않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