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얀토 대령 4호기 앞좌석 시험비행 성공…라팔 42대·칸 48대 동시 추진에도 한국형 전투기 개발 참여 이어가

항공전문매체 플라이트글로벌은 지난 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공군 모하마드 수기얀토 대령이 KF-21 4호기 앞좌석에서 직접 조종대를 잡고 시험비행을 했다고 보도했다.
비한국인 첫 앞좌석 조종…"주도적 참여 강조"
인도네시아 공군에 따르면 수기얀토 대령은 뒷좌석에 KAI 시험 조종사를 태우고 한국에서 1시간 동안 비행하며 고도 1만~2만 피트(약 3000~6000m) 사이에서 안정성과 제어 테스트를 했다.
그는 2023년 5월 KF-21 뒷좌석에서 비행한 첫 비한국인 조종사였다. 이번에는 앞좌석 조종에 성공하며 한 단계 더 나아간 구실을 했다.
인도네시아 공군은 "앞좌석 조종 성공은 합동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에서 인도네시아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더욱 강조한다"며 "비행 시험 단계에 인도네시아 공군 조종사가 참여하는 것은 KF-21/IF-X 프로젝트에서 인도네시아-한국 협력을 이행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KF-21 시험 함대는 2인승 항공기 2대를 포함해 모두 6대로 구성돼 있다.
재정 분담금 6000억 원으로 축소…데이터 유출 의혹도
인도네시아와 한국은 지난해 6월 수년간 자금 조달을 놓고 다툰 끝에 협력을 재개했다. 재협상 결과 인도네시아가 부담할 재정은 크게 줄었다. 처음 8조 1000억 원 규모 프로그램에서 인도네시아가 내기로 한 약 1조 7000억 원(12억 달러)은 6000억 원으로 줄었으며, 인도네시아는 이 가운데 4000억 원을 이미 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한국에 파견된 인도네시아 엔지니어들이 USB 저장장치로 프로그램 데이터를 빼냈다는 의혹이 나와 경찰 조사가 이뤄졌다. 엔지니어들은 결국 무죄 판결을 받고 귀국했으나, 한국 방위사업청은 이 일이 파트너십에 긴장을 가져왔다고 인정했다.
라팔 42대·칸 48대 동시 추진…다각화 전략
KF-21에 인도네시아가 계속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노후한 공군 전력을 현대화하려고 다양한 전투기 도입 전략도 함께 펼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22년 프랑스 다소항공 라팔 전투기 42대 구매 계약을 맺었으며, 첫 인도는 2026년 예정이다. 지난 5월 자카르타를 찾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가 라팔 추가 주문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7월에는 개발 초기 단계인 튀르키예 항공우주 칸 전투기 48대를 주문했다. 반면 KF-21은 2023년부터 시험비행 중이며 2026년 한국 공군 취역이 예정돼 있다. 인도네시아는 보잉 F-15EX와 중국 청두 J-10C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플라이트글로벌은 "인도네시아가 KF-21에 참여하면 대규모 국제 주문으로 막대한 개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에 한국에 매우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이미 2차에 걸쳐 40대를 주문했으며 모두 120대를 들여올 것으로 보인다. 이전 계획에서 인도네시아는 약 50대 확보를 목표로 했다.
플라이트글로벌 2025년 세계 공군 디렉토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공군은 현재 록히드마틴 F-16 25대, BAE시스템스 호크 209 경공격기 21대, 수호이 Su-27/30 16대, 엠브라에르 EMB-314 슈퍼투카노 13대를 운용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