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신설된 H-1B 비자 신청 수수료 10만 달러(약 1억3910만 원)를 회사가 전액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 “합법적 이민은 기술 리더십의 핵심”
8일(현지시각)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공지문에서 “엔비디아는 앞으로도 H-1B 비자를 계속 후원하고 모든 관련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며 “합법적 이민은 미국이 기술과 아이디어 분야에서 계속 선도하기 위한 핵심 요소”라고 밝혔다.
그는 또 “엔비디아의 기적은 전 세계의 뛰어난 동료들이 함께 만든 결과이며 이민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트럼프의 행정명령 지지 입장 재확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H-1B 신규 신청에 10만 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황 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행정명령을 반긴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후 팟캐스트 ‘BG2 Pod’ 인터뷰에서는 “좋은 출발이지만 10만 달러는 다소 과한 수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는 특히 “이 수수료가 자금 여력이 충분한 대기업보다 스타트업에 훨씬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황 CEO의 이같은 행보는 정부 정책은 비판적으로 수용하되 실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전략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정책에 순응하면서도 리더십과 포용성을 강조하는 상징적 메시지라는 얘기다.
◇ “이민은 아메리칸드림의 심장”
황 CEO는 이번 사내 메모에서 “이민은 아메리칸드림의 중심이며 누구든 노력과 재능으로 더 나은 삶을 만들 수 있다는 상징”이라며 “엔비디아는 전 세계의 뛰어난 인재들로 구성된 기업이며 앞으로도 그 전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가 “국내 채용을 촉진하고 H-1B 제도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전문가들은 오히려 해외 인재 채용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현재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4조5000억 달러(약 6264조 원)에 달하며 2025년 기준 H-1B 비자 승인 약 1500건으로 미국 내 주요 기술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의 후원사 중 하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