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미국, 안보 협력 강화 차원…일부 트럼프 측 인사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카타르 정부에 대해 미국 아이다호주 내 미 공군기지에 전투기 훈련시설을 건설하도록 승인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카타르 공군은 아이다호 남서부 마운틴홈 공군기지에 자국 전투기와 조종사를 주둔시켜 미 공군과 공동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양국은 전날 워싱턴DC 국방부 청사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과 사우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국방부 장관이 협정에 서명하며 협력을 공식화했다.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행정명령을 통해 카타르의 안보 보장을 약속한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카타르에 대한 공격은 미국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한 달 전 이스라엘이 하마스 고위 인사를 제거하기 위해 도하의 한 건물을 공습한 사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를 표출한 뒤 나온 조치로 알려졌다.
이 협정에 따라 카타르는 향후 10년간 F-15QA 전투기 12대를 이 기지에 배치할 예정이며 미 공군 병력과 함께 약 300명이 상주하게 된다. 헤그세스 장관은 “양국의 훈련능력과 상호운용성을 강화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알사니 장관도 “이번 합의는 미국과 카타르의 깊은 안보 협력을 한층 발전시키는 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 일부로부터 반발을 샀다. 트럼프 측 인사로 알려진 극우 성향의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는 X에 올린 글에서 “우리가 이제 카타르를 위해 싸우겠다는 것인가”라며 “이슬람 세력의 영향력이 트럼프 행정부에 지나치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타르는 중동에서 미국의 오랜 동맹국으로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보유한 최대 규모의 미군기지인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를 두고 있다. FT는 “미국 내에 이처럼 장기간 운영되는 외국군 전용 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