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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영화 관세 위협, 美 소프트파워 쇠퇴 가속...韓·日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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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영화 관세 위협, 美 소프트파워 쇠퇴 가속...韓·日에 기회

"외국산 영화 100% 관세" 공언하지만 정의·시행 불가능...시장 무반응
일본 애니메이션·韓 콘텐츠 약진...할리우드 독점 해체·글로벌 영향력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외국에서 제작된 영화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그 용어를 정의하고 정책 시행의 어려움을 고려하면 그의 말은 공허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외국에서 제작된 영화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그 용어를 정의하고 정책 시행의 어려움을 고려하면 그의 말은 공허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외국산 영화에 대한 100% 관세 위협이 다시 돌아왔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이 공허한 위협에 그칠 것이며 오히려 미국의 소프트파워 쇠퇴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12일(현지 시각) 닛케이아시아가 보도했다.

지난 5월 처음 발표된 후 조용히 보류된 이 위협은 올가을 트럼프가 다른 국가들이 할리우드의 형태로 "아기에게서 사탕을 훔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다시 표면화됐다. 트럼프가 이 아이디어를 처음 내놓았을 때 엔터테인먼트주는 약 5% 하락했지만, 9월에 시장은 거의 움츠러들지 않았다. 월스트리트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정책이 아니라 연극이라는 것을 배웠다.

글로벌 커넥트 미디어의 최고경영자(CEO)이자 템플대학교 저팬의 겸임교수인 더글러스 몽고메리는 이 제안의 근거가 약하다고 지적한다. 트럼프는 이미 미국에 153억 달러의 무역 흑자를 제공하고 있는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상품이 아닌 서비스와 지식재산권인 영화에 관세를 부과하기를 원한다.

그는 엔터테인먼트가 전 세계적으로 제공하는 소프트파워 혜택을 무시하고 미국의 수출 성공 중 하나를 "구"하기 위해 공격하고 있다. PwC 아웃룩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영화 박스오피스 지출은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산업 수익의 약 1%를 차지한다. 실제 돈은 스트리밍·게임·머천다이징·라이선스에 있으며, "외국산"을 정의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복잡해지는 분야다.
트럼프는 이미 영화 상품을 포함한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했는데, 장난감과 캐릭터 상품은 종종 박스오피스 수입보다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한다. AJA와 패럿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애니메이션 상품 가치는 스트리밍의 약 3~4배다.

미국 영화산업의 진짜 문제는 외국 절도가 아니라 경제다. 미국 스튜디오들이 해외에서 세금 인센티브를 추구함에 따라 제작비가 치솟았다. 약 1만8000개의 프로덕션 일자리가 미국을 떠났는데, 이는 로스앤젤레스 사운드 스테이지가 토론토·런던·부다페스트의 시설보다 30%에서 50% 더 비싸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위협은 의도치 않게 할리우드가 애니메이션과 인공지능(AI) 생성 콘텐츠로 전환하는 것을 가속화할 수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이러한 진화의 최종 게임으로, 디지털 출력이 국경을 원활하게 넘나들며 "외국산"이라는 용어를 정의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최소한의 물리적 생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달러를 생산한다. '진격의 거인'은 5시즌 동안 1000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한 반면, '왕좌의 게임'은 에피소드당 1000만 달러였다. 2025년 '데몬 슬레이어: 인피니티 캐슬'은 2000만 달러의 예산으로 전 세계에서 여섯째로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가 되었다.

트럼프의 위협을 정말 터무니없게 만드는 것은 엔터테인먼트가 미국의 가장 지속적인 글로벌 영향력 형태라는 점이다. 소프트파워는 군사력보다 오래 지속된다. 할리우드는 어떤 항공모함보다 미국의 가치를 전파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두 가지 돌이킬 수 없는 추세가 할리우드의 독점을 해체하고 있다. 인터넷 민주화로 인해 전 세계 관객들이 스트리밍을 통해 한국 드라마, 일본 애니메이션, 발리우드 영화에 직접 접근하면서 배급 게이트키핑이 끝났다. 한편 인구통계학적 변화는 다양한 이야기에 대한 수요를 창출한다.

한국 콘텐츠가 넷플릭스 글로벌 차트 1위를 차지했다는 증거가 우리 주변에 있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는 미국 경기장 관람을 매진시켰다. 영화 관광은 일본의 인바운드 트래픽을 사상 최고치로 늘리는 데 도움이 됐다. 한국어와 일본어는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언어가 됐다.

관세를 통해 엔터테인먼트를 무기화함으로써 트럼프는 아시아 콘텐츠 제작자들이 그 공백을 메우는 동안에도 미국 문화의 쇠퇴를 가속화하고 있다. 소프트파워의 왕관을 손에 넣을 수 있으며, 일본과 한국은 이를 장악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세 가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첫째, 트럼프의 패턴이다. 그는 최대화적 관세를 반복적으로 발표했지만 다시 물러난다. 트럼프의 주의 집중 시간은 뉴스 주기로 측정된다.

둘째, 구현이 불가능하다. 블록버스터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촬영하고, 런던에서 후반 작업을, 밴쿠버에서 시각효과를 작업할 때 "외국산"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소니 픽처스는 미국 회사인가 아니면 일본 회사인가?

셋째, 시장의 무관심은 기회를 창출한다. 트럼프의 5월 발표로 엔터테인먼트주는 5% 하락했고, 9월은 간신히 등록됐다. 이러한 신뢰 붕괴는 다른 국가에 전략적 공간을 제공한다.

일본은 전략적 인내심에 탁월하다. 자동차 협상에서 반도체 갈등에 이르기까지 일본은 조용히 입지를 강화하면서 미국의 무역 연극을 기다렸다. 일본은 이 기회를 활용해 AI 애니메이션 기술의 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다.

트럼프의 영화 관세는 그가 포기한 위협의 긴 목록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차기 행정부를 준비하거나 적어도 내년 중간선거에서 의회가 뒤집힐 때까지 이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려야 한다.

이 순간을 이해한다는 것은 트럼프의 수사를 넘어 실제 게임으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수십 년 동안 구축한 무역 흑자를 포기하고 있다. 누군가는 그 이점을 물려받을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