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경쟁이 단순한 반도체 기술을 넘어 칩 설계부터 데이터, 알고리즘, 응용 서비스까지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AI 생태계 전면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에디 우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진행한 AI 전략 설명회에서 “알리바바는 오픈소스 모델 ‘췐(Qwen)’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바탕으로 차세대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장기적으로는 사람 수준의 사고를 구현하는 초지능(ASI)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 발표 직후 알리바바의 홍콩 주가는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주요 투자은행들은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SCMP는 “이번 계획은 알리바바의 기술 전환을 넘어 미·중 양국이 AI 산업 전체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 “이제는 칩만으론 부족하다”
◇ 투자 규모만 GDP급…“초대형 기술기업 중심 재편”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양국 주요 기술기업들이 올해 AI 인프라에 투입할 자금은 약 4000억 달러(약 556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루마니아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AI 산업이 이제 대형 기술기업 중심의 초대형 투자 경쟁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로 불리는 기업들이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인프라를 통합 운영하며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 “AI 생태계 통합이 승부 가른다”
시장 분석가들은 “AI 경쟁의 핵심은 더 강력한 모델을 만드는 데 있지 않다”며 “누가 반도체부터 데이터·응용 서비스까지 AI 생태계를 효율적으로 통합하고 운영할 수 있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미국에서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이, 중국에서는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이 막대한 투자를 통해 AI 전방위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