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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국, 또 냉전식 개입”…베선트 美 재무 발언에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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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국, 또 냉전식 개입”…베선트 美 재무 발언에 강력 반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사진=로이터

중국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최근 발언을 “냉전 시대식 개입”이라고 비판하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12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지난 9일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고 미국 중심의 경제 협력으로 돌아가려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아르헨티나가 미국의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점차 축소할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중국 주아르헨티나 대사관은 11일 낸 성명에서 “일부 미국 관리들이 여전히 냉전식 사고에 사로잡혀 있으며 주권국의 내정에 간섭하려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대사관은 SNS를 통해 “미국은 중남미 국가들을 반복적으로 괴롭히는 행태를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선트 장관의 이 발언은 미국이 아르헨티나에 200억 달러(약 27조80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약속한 직후 나왔다. 이번 지원은 불안정한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26일로 예정된 총선을 앞둔 밀레이 정부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밀레이 대통령은 오는 14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이 라틴아메리카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아르헨티나와 180억 달러(약 24조8400억 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고 교역 확대와 파타고니아 지역 우주기지 건설 등을 추진하며 영향력을 넓혀왔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이 최근 희토류 수출 제한을 강화한 이후 아르헨티나의 풍부한 광물 자원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언급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미국의 금융 지원이 중국과의 협정 종료를 조건으로 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친미 성향의 밀레이 대통령은 선거 당시 중국을 “전체주의 체제”라고 비판했으나 집권 후에는 “중국은 중요한 교역 파트너”라고 언급하며 현실적 노선을 취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밀레이의 친미 행보가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새로운 외교적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